’위트니 비에날’ 참가 설치 작품 전시 중
미술작품 멀리하던 전통 탈피 ‘격세지감’
순수주의자들에게 뉴욕의 센트럴 파크는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 작품이어서 그곳에서 자신의 작품을 전시하기 원하는 예술가들은 거절당하기가 일쑤였다. 그런데 이제 그런 푸대접의 시대도 끝나가는 기운이 완연하다. 쉽 메도우 동쪽으로 잠시나마 뿌리를 박고 있는 50피트 높이의 스테인리스 나무가 바로 그 상징이다.
24가지의 서로 다른 크기의 쇠 파이프와 막대기를 용접하여 만든 5000파운드가 넘는 이 나무는 이번 주부터 센트럴 파크에 모습을 드러낸 5개의 설치미술 작품중 하나. 이 작품들은 올봄에 열리는 위트니 비에날 참가작들로 센트럴 파크가 사상 최초로 위촉한 대규모 설치작품들이다.
’공공예술기금’이 위촉한 이 작품들은 줄리아니 전 시장 재임 막바지에 시 공원오락국 및 센트럴 파크 보존위원회로부터 승인을 받은 것으로 뉴욕시의 태도가 크게 변화했음을 신호하고 있다. 이 작품들은 이 공원에 6월 30일까지 전시된다.
1981년에 시 공원국은 건물이나 자연을 감싸는 설치미술로 유명한 크리스토와 잔느-클로드 부부가 센트럴 파크내 27마일 오솔길을 따라 샛노란색 천을 덮은 1만1000개의 작은 문을 세우겠다는 제안을 거부했다. 구경꾼들이 너무 많아질 것이라는 것도 이유중의 하나였다.
공원측의 미술작품에 대한 태도 변화는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 재임중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20년전 보존위원회 위원으로 크리스토의 프로젝트를 열렬히 지원했던 블룸버그의 미디어 회사는 블룸버그의 시장 당선 훨씬 전에 이미 이번 위트니 비에날 설치 작품들의 제작비를 지원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나는 미술도 사랑하고 공원도 사랑합니다. 시 정부는 시민들이 두가지 모두에 접근하기 쉽게 할 책임이 있습니다. 임시지만 혁신적인 이런 프로젝트들은 예술을 시민의 곁으로 가져다 줍니다"고 블룸버그 시장은 말했다.
센트럴 파크에서 이런 작품을 보는 시민들의 반응도 두가지다. 록시 페인이 만든 이 스테인리스 스틸 나무를 바라본 야든 드리머는 "뉴욕을 표현했군요. 뉴욕은 철강과 콩크리트, 공원으로 이루어진 도시니까요. 멋있고 재미있네요"라고 말했지만 "진짜만큼 좋을 수야 없죠. 센트럴 파크의 아름다움은 자연에 있답니다. 사람들이 그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한 리사 톨프츠 같은 사람도 있었다.
사실 수많은 뉴욕 시민과 방문객들에게 센트럴 파크는 결코 제멋대로 손대서는 안될 곳이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라 공원보존위원회나 시 공원국은 거의 모든 미술 작품의 공원내 전시를 금지해왔으나 9월 11일 이후 모든 것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관대한 기운이랄까, 무엇이 이 도시에 좋은지를 다시 생각해보는 것 같아요. 미술도 이 도시를 활기차게 만들 수 있는 것이니까요"라고 이 도시 곳곳에 미술 작품을 제공하는 비영리단체 ‘공공예술기금’ 회장 수잔 프리드먼은 말한다.
이번에 위촉된 설치된 작품들은 스테인리스 스틸 나무 ‘블러프’ 이외에 4점이다. 키키 스미스가 제작한 ‘사이렌스 & 하피스’는 센트럴 파크 동물원 입구에 자리잡은 20여개의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물과 괴물들의 청동상이고 , 키스 에드미어가 자신의 친조부와 외조부에게 헌정하는 2개의 군인상 ‘에밀 다블스틴과 헨리 드로프, 1944’는 실물의 4분의 3 크기로 만들어졌다. 브라이언 톨리가 컴퓨터로 만들어낸 다양한 물방울 소리들이 센트럴 파크 호수에 걸린 보우 브리지 밑에서 계속 나는 ‘웨이레이’, 나머지 하나는 한인 김수자씨가 이불보에 자수를 놓아 만든 테이블보로 ‘리핑 프록 카페’의 테이블들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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