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웃 영화계의 제전 아카데미상 시상식의 TV 중계 광고는 마케팅업계에서도 정수로 꼽혀왔다.
하지만 올해 ABC에 등장할 광고들은 전과는 달리 처음 보는 스폰서들이 상당수에 달한다.
오는 24일 아카데미상 시상식 중계 때 TV화면에 새로 등장할 광고 가운데는 솔튼, ING 등 생소한 것들이 포진하고 있다. 이들보다는 익숙하지만 역시 금년 처음 아카데미상 시상식 TV 중계에 선을 보이는 광고주로는 크레딧카드 업체 매스터카드를 비롯, 마스, 싱귤러 와이어리스, UPS, 애플 등이 있다.
아카데미상 시상식은 전통적으로 광고주간의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이 프로그램은 미국에서만 평균 4,500만명이 시청하는 연간 두 번째로 시청률이 높은 이벤트다. 특히 이 시상식은 여성 시청자들이 많아 ‘여자들을 위한 수퍼보울’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다.
그러면 울트라소넥스 칫솔 제조업체 솔튼은 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제너럴 모터스 같은 거물급 단골 스폰서 대열에 합류했는가.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광고업계의 불황 때문이다.
ABC 판매 및 마케팅 담당 마이크 쇼 사장은 경기침체로 많은 업체들이 광고예산을 줄였다고 말한다. 최고 12개의 광고를 내보내며 그동안 아카데미상 시상식 최대의 스폰서로 군림했던 화장품회사 레블론이 재정난 때문에 작년부터 대열에서 빠졌다.
레블론의 퇴장은 새로운 광고주들에게 진출로를 열었다. ING는 금융서비스 회사로 작년부터 일반 소비자 광고를 시작한 마케팅업계의 루키다.
ABC의 아카데미상 시상식 광고는 지난 달 매진됐다.
광고료는 작년보다 7%가 하락했지만 여전히 30초에 120만달러를 호가한다. 또한 광고가 일찍 매진된 것은 금년 경기가 호전될 것이라는 조짐이기도 하다.
두 번째 이유는 독점 광고주의 감소다.
방송사가 다른 동종업체의 광고를 받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거액의 광고료를 지불하던 독점 스폰서가 줄어든 것이다. 한 예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지난 5년간 크레딧카드 독점 광고를 했지만 올해엔 이를 포기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경쟁사 매스터카드는 이 절호의 기회를 놓칠세라 잽싸게 합류, 3개의 새 광고를 내보낸다. 매스터카드의 홍보담당 부사장 엘리사 롬은 "시상식은 수많은 관객과 연결된다. 우리 브랜드는 모든 사람들에게 설득력이 있다. 그래서 이번에 스폰서가 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싱귤러도 스폰서 대열에 합류, 라이벌인 버라이즌과 정면 승부를 건다. 버라이즌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처럼 그동안 독점 광고를 했었지만 올해부터 독점권을 포기했다.
세 번째는 신작 광고를 발표하기 위해서다.
마스, UPS, 펩시 등은 수퍼보울에서 새 광고를 선보였던 것처럼 아카데미상 시상식을 광고 데뷔무대로 이용할 계획이다.
다이어트 펩시는 모델 신디 크로포드가 출연했던 유명한 1991년 광고를 새로운 감각으로 다시 제작, 공개한다. UPS는 아카데미상 시상식을 통해 업계 고급 인력에게 접근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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