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은 9.11 테러가 일어난 지 꼭 6개월째를 맞은 날이다.
뉴욕시에서는 이후 테러로 목숨을 잃은 2,900여명의 희생자를 추모하고 복구사업을 격려하기 위해 각종 기념행사가 잇따라 열렸다. 월드트레이드센터 잔해에서 찾아낸 71년 조각작품 `지구의’를 배터리팍으로 옮겨 다시 설치하는가 하면 사라진 트윈타워의 이미지를 상징하는 대형 레이저빔이 앞으로 32일간 맨해튼 상공을 비추게 된다.
TV 방송사들도 테러와 관련한 각종 특집 방송을 제작해 내보내고 있고 워싱턴과 펜실베이니아 지역에서도 추모 예배를 비롯한 각종 행사가 열렸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상하 양원 의원들과 워싱턴 주재 150개국 외교사절, 군 고위관계자, 테러 희생자 가족 등이 참가한 대규모 추모행사를 갖고 테러 조직을 전세계에서 뿌리 뽑기 위해 2단계 테러전을 시작한다고 천명했다.
이같은 미국 주류사회의 왕성한 움직임과는 달리 테러로 18명의 목숨을 잃은 한인 사회는 별다른 행사나 움직임이 전혀 없어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테러 직후 한인 사회는 100만 달러가 넘는 기금을 모으는 등 주류사회의 아픔에 적극 동참하는 의지를 보였지만 뉴욕한인회가 기금을 뉴욕시에 전달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미숙한 일처리로 고귀한 뜻이 희석됐고 참사 6개월째를 맞은 이날에는 변변한 추모 행사조차 마련하지 못했다. 또한 뉴욕 지역의 많은 한인 단체들도 약속이나 한 듯 테러 6개월째를 맞아 침묵으로 일관했다.
"시신을 찾는 건 거의 포기했고 보상금 지급까지 미뤄져 이중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는 한인 피해자 가족들은 호소한다. 뿐만 아니라 그라운드 제로 일대의 식당, 델리, 네일살롱 등 한인들이 운영하는 업소들도 부진을 탈피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지만 여전히 앞날은 불투명하다.
월드트레이드센터 붕괴로 실종됐거나 숨진 한인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결성된 유가족 모임인 9.11 한인유족회(회장 김평겸)는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공동묘역 조성과 별도의 추모 행사를 준비중이다.
테러 희생자 유가족들과 후유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인 업소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이들에게 보다 많은 관심을 보여주고 따뜻한 위로 한마디 전하는 것이 그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자.
장래준 <취재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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