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0년 이후 6건, 경찰 수사 지지부진
한인 사회가 팽창하면서 한인 피살 및 변사 사건이 연이어 발생, 한인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특히 한인 살인 및 변사 사건의 수사가 명쾌하게 마무리되는 경우가 드물어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워싱턴 지역에서 2000년 이후 발생한 한인 피살 및 변사 사건은 모두 6건. 2000년 8월 초 출장 차 한국에서 온 박춘희씨(36세, 이하 사건 당시 나이)가 덜레스 공항 도착 직후 호텔로 향하는 택시에서 떨어져 사망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달 28일 자신의 아파트에서 총격을 받아 사망한 신요셉씨(25세)까지 매년 한두건 이상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2000년 이후 발생한 사건들을 분석해 보면 강도 살인 사건의 피해자가 많았던 과거와는 달리 한인간의 충돌과 불화로 인한 사건이 많아진 점이 가장 큰 변화로 지적된다. 청소년간의 사소한 말다툼이 살인을 부른 장세환군(20세) 사건, 비즈니스와 관련해 자택 앞에서 구타당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박호영씨(43세) 사건, 남녀관계가 개입된 것으로 나타난 이혜진양(26세) 사건 등이 모두 한인간의 분쟁으로 발생한 사건이다.
특히 박호영씨 사건의 경우 청부살인 개입 혐의까지 드러나 한인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2002년 들어서도 한인 살인 및 변사 사건은 줄어들지 않아 2달 만에 2명의 한인이 사망, 한인사회에 충격을 줬다.
지난달 25일 한인 회계사무실에 근무하던 공인회계사 유원식씨(30세)가 알렉산드리아 소재 자신의 아파트에서 변사체로 발견됐고, 사흘 후인 28일 그래픽 디자이너 신요셉씨는 실버스프링의 아파트 파킹장에서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
이처럼 한인 피살 및 변사 사건은 급증하고 있으나 시원하게 해결되는 경우는 드물어 한인들의 불안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 형편이다.
총 6건의 사건 중 장세환군 치사사건만 용의자 4명이 기소돼 최고 24개월형을 선고 받았을 뿐 나머지 사건은 아직도 수사 중이거나 피해자 가족과 한인사회의 의문 제기에도 불구하고 사고사, 자살 등으로 수사가 종료됐다.
본국에서도 큰 관심을 보여 SBS의 ‘그것이 알고싶다’에 소개되기도 했던 박춘희씨 사건의 경우 버지니아주 경찰이 석연치 않게 ‘사고사’로 수사를 종결했고, 유원식씨 사건도 부검 결과를 기다리고 있지만 자살로 거의 수사 결과가 굳어지는 분위기다.
또 타살이 명백한 박호영씨와 이혜진씨 사건의 경우 5개월에서 7개월이 지났지만 경찰은 이렇다할 수사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두 사건을 수사 중인 훼어팩스카운티 경찰은 "(수사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확증을 잡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박호영씨 사건의 경우 비즈니스와 관련된 청부살인 쪽으로 경찰은 가닥을 잡았지만 기소를 위한 확증이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 또 이혜진씨 사건은 용의자 이남규를 전국에 수배했지만 행방을 확인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수사가 진전이 없는데 대해 한인사회 일부에서는 경찰의 수사 의지를 의심하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박호영씨 살인사건 대책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경찰이 한인사회의 제보만을 바라고 있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고, 일부에서는 "소수계이기 때문에 경찰이 소홀히 수사하는 것이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한인 단체 등이 나서 지속적으로 경찰에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카운티 정부와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로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또 장기적으로는 한국어와 한인사회에 정통한 한인이 보다 많이 경찰에 진출하고, 한인들의 신고 및 제보 의식을 강화해 ‘한인사회 내부의 범죄는 반드시 해결된다’는 인식이 심어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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