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녀들 숙제지도 한인들 "스트레스 엄청 받는다"
"저녁마다 아이들 숙제지도를 놓고 입씨름하다보면 부부싸움까지 할 때가 많습니다"
자녀들의 숙제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한인들이 늘고 있다. 특히 영어에 서툰 한인 1세 부모들은 학년이 높아질수록 어려워지는 숙제 때문에 튜터링을 실시하는 등 경제적 부담까지 가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캐스트로밸리에 거주하는 한인 김모씨는 5학년과 7학년에 재학중인 딸과 아들의 숙제 때문에 매일 저녁 홍역을 치른다. "가족의 의견을 조사하거나 부모가 함께 프로젝트에 참여하라는 내용의 숙제가 많아 매일 스트레스를 겪는다"는 김씨는 "어느때는 아이들의 숙제인지 부모의 숙제인지 구분이 안될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5학년생 숙제의 경우 분야별로 책을 5권 읽고 내용을 비평해서 발표하라는 내용이 있다. 또한 기자가 된 것으로 가상해 가족을 인터뷰해 보고서로 제출하라는 숙제가 아이들에게 주어진다.
이런 경우 영어에 서툰 한인부모들은 리포트를 교정해줄 능력이 부족해 자녀들과 입씨름할 때가 많다. 김씨는 "비교적 지도가 쉬웠던 수학도 7학년만 되면 어려워서 봐줄 수가 없다"면서 "특히 한국식의 계산문제보다는 문제해결 중심의 수학숙제가 많아 경험이 없는 사람은 지도가 불가능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학교 시스템은 방과후에도 부모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숙제를 내주고 있다. 10학년생 아들을 둔 이모씨(샌프란시스코 거주)는 "고교에 진학한 후부터는 숙제지도를 아예 포기한 실정"이라면서 "일주일에 두 번씩 튜터를 고용하지만 비용도 많이 들고 무엇보다 부모의 권위가 떨어져 갈등이 생기는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입시 전문가인 알렉스 허씨에 따르면 고교생의 경우 제대로 숙제와 학교공부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하루에 3시간의 집중적인 공부가 필요할 정도로 학업부담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숙제지도를 무료로 도와주는 기관도 있어 이를 이용할 경우 부모의 부담을 덜 수 있다.
캐스트로밸리 도서관에는 2년전부터 ‘홈웍 헬퍼 프로그램’(Homework Helper Program)을 도입, 초등학교부터 중학생까지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2년전 한인 학생 미셸 리(캐스트로밸리고교 졸업)양이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고교생 12명이 참여, 매주 월-목요일까지 오후 3시30분부터 5시까지 도서관을 찾는 학생들에게 무료로 숙제를 도와준다.
프로그램 코디네이터인 어네스트 필립군(캐스트로밸리고교 12학년)은 "커뮤니티 봉사를 위해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라며 "매일 3명의 튜터가 하루에 3-8명의 어린이들을 지도한다"고 말했다.
한인2세 튜터인 구유정(레드우드 크리스찬스쿨 12학년)양은 "영어에 서툰 한인학생들을 도와줄 때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UC버클리 한인학생회(KASO)와 이스트베이한인봉사회에서도 무료 튜터링을 실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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