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나 동물이나 살기좋은 곳을 찾아 움직이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일 것이다. 철새들이 날씨가 추운 겨울철이 되면 따뜻한 남쪽지방으로 이동하는 것과 같이 농경생활을 하기 전의 사람들은 수렵 또는 유목을 위해 이동생활을 했었다. 이런 이동을 통해 인류는 그 발상지로 추정되는 아프리카 또는 중앙아시아로부터 세계 곳곳에 퍼져 나갔다.
사람들이 살던 곳을 떠나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원인으로 처음에는 악천후, 지진 등 자연조건의 악화 때문이었으나 문명시대가 되면서 기근이나 전쟁, 종교적 이유 등 사회적 요인이 더 크게 작용했다. 그리고 이동현상으로 보면 개인적인 이동은 자발적으로 발생하지만 집단적인 이동은 강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개인적 이동 사례는 신대륙으로 모여든 유럽인들이나 구한말에 두만강을 월경하여 오늘날 조선족 자치주를 이룬 한인들이다. 또 강제적 집단이주로는 히틀러 치하의 유대인 수용소 수용과 연해주 한인의 중앙아시아 강제 수송을 들 수가 있다.
2차대전 이후인 최근에도 세계에서는 많은 사람들의 이동이 이루어졌다. 47년 인도대륙이 인도와 파키스탄으로 분리 독립할 때 인도에 살던 회교도 660만명이 파키스탄으로 갔고 파키스탄에 살던 힌두교도와 시크교도 540만명이 인도로 옮겨갔다.
48년에는 이스라엘이 독립하면서 수십만의 유대인들이 유럽에서 이스라엘로 돌아갔고 이 지역에 살던 팔레스타인인 72만명이 주변국으로 흩어졌다. 89년 소련의 이민정책이 완화되면서 수많은 유대인들이 소련을 탈출했고 91년 이스라엘은 에스토니아의 유대인을 이스라엘로 공수했다. 그리고 기근과 내전으로 난민이 된 이디오피아의 유대인을 이스라엘로 받아들였다.
현대국가에서는 과거처럼 국경 통제가 허술하지 않기 때문에 한 국가에서 다른 나라로 이동하는 것이 쉽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한 국가의 생활여건이 악화될 때 그 나라를 탈출하려는 시도는 부단히 계속되고 있다. 쿠바나 카리브해의 국가, 멕시코와 남미국가에서 미국으로 오려는 사람들과 동구국가에서 서구 또는 미국으로 오려는 사람들은 부지기 수이다.
사람들이 한 국가에서 다른 국가로 가려고 하는 것은 지금 살고 있는 국가가 국가 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는 그 구성원이 잘 살 수 있도록 치안과 국방을 책임져 주고 경제활동을 보장해 주는 대신 세금과 국방 등 의무를 강요한다. 그런데 책임은 제대로 져주지 않고 희생만 강요할 때 사람들은 그 나라를 떠나려 할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떠나려는 사람을 강제로 막고 억압한다면 몰래 탈출하는 사태가 발생하게 된다.
지난 18일 서울에 도착한 탈북자 25명의 스토리는 출애굽에 비유할만한 한 편의 드라마이다. 지난 14일 베이징의 스페인 대사관에 뛰어들어 한국행을 요구한지 5일만에 필리핀을 거쳐 한국에 도착한 이들은 굶어 죽을 지경이어서 탈북을 했고 자유를 찾아 한국에 왔다고 했다. 중국에는 이들처럼 탈북을 하여 몸을 숨기고 사는 사람들이 15만명에 이르고 있다는 비공식 통계도 있다. 북한에는 탈북을 원하고 있는 사람이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이 사건 이후 중국은 탈북자에 대한 감시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한다. 북한은 자기 국민의 자유를 억압하고 먹여 살리지도 못하면서 자기 나라를 떠나려는 사람들을 가로막고 있으며 중국은 간신히 북한을 탈출해 온 사람들을 잡아서 북한으로 돌려보내고 있다. 또 탈북자를 돕는 사람이나 단체의 입국마저 막고 있다. 한국이 이런 북한과 중국에 대해 단호히 대처하지 못한다면 이런 나라와 무엇이 다르다고 할 수 있겠는가.
더우기 재미한인들은 자유와 생존을 위해 목숨을 걸고 북한을 탈출하여 중국에서 쫓기고 있는 탈북자들이 동포라는 것을 생각할 때 인도주의의 차원을 넘어 동포애로서 북한과 중국에 동포 탄압을 중단하라고 외쳐야 한다.
이번 탈북 드라마는 한국과 일본, 독일 등지의 인도주의 단체들이 도와서 성사 시켰다고 한다. 이제부터 탈북자들에게 난민의 지위를 얻게 하여 자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우리 동포들이 나서야 한다. 공허한 남북대화 보다는 죽어가는 동포부터 구하고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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