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연맹은 오는 27-28일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열리는 아랍정상회담에서 이스라엘측이 점령중인 아랍영토의 반환,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승인 등을 이스라엘측에 촉구하는 중동평화안을 공식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이스라엘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아랍정상회담 참석을 허용하는 쪽으로 검토중인 한편 미국 등을 통해 아리엘 샤론 총리의 참석 가능성을 타진중인 것으로 알려져 중동평화협상의 전기마련 가능성이 주목된다.

중동지역 언론에 24일 공개된 사우디 아라비아의 평화안 초안은 ▲이스라엘이 1967년 중동전쟁에서 점령한 아랍 영토의 반환 ▲유엔결의 194호에 입각한 팔레스타인 난민문제의 해결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한 팔레스타인 독립국가의 승인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아랍권은 이스라엘과의 평화정착을 아랍권의 전략적 선택으로 설정하고 이스라엘측에도 기존 대아랍정책의 전면재고를 요구하는 성격의 이 평화안을 이스라엘측이 수용할 경우 정상적인 평화관계를 수립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중동에서 핵무기와 화생방무기 등 대량파괴무기가 사라져야 한다고 초안은 덧붙였다.

평화안은 팔레스타인측에도 전달됐으며, 팔레스타인측에 전달된 초안은 아랍국 내부논란이 있는 이스라엘과의 평화정착에 관한 부분 대신 분쟁종식에 초점을 맞추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져 평화안의 최종형태가 주목된다.

한편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각의에서 “미국을 통해 이번 아랍연맹 정상회담에 참석하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면서 “지난주 딕 체니 미부통령과 회담에서 팔레스타인과의 휴전달성 및 잠정평화협정 체결, 국경 및 미래관계 결정 등 내가 제시한 3단계 평화안을 아랍정상들에게 직접 설명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공개했다.

이스라엘은 또 그간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온 아라파트 수반의 회담참석 허용문제에 대해 긍정적 신호도 내보였다. 아라파트 수반은 그러나 정상회담 참석후 이스라엘측이 귀국을 불허할 가능성에 대비, 귀국 보장을 이스라엘측의 요구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압둘라 빈 압둘 아지즈 사우디 아라비아 왕세자는 “사우디 평화안은 아랍권의 평화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