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년전 망명, 쿠바이민 많은 마이애미에서 토크 쇼
최근 멕시코는 망명처를 찾아 쿠바의 수도 아바나에 있는 멕시코 대사관에 몰려든 일단의 쿠바인들을 쿠바 당국에 인도한 일이 있었다.
쿠바 출신 이민자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스페인어 라디오 방송은 멕시코 당국의 조치를 즉각 비난하고 나섰다.
"우리는 당국에 강제 인도되는 쿠바인들에게 어떤 끔찍한 일이 일어나는지 알고 있다"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는 격앙된 어조로 말했다.
반카스트로 정서를 표현하는 쿠바 출신자들의 이 같은 말은 전혀 새로울 것이 아니다.
하지만 이 말을 하는 당사자는 그저 평범한 대담 쇼 진행자가 아니다.
그녀의 이름은 알리나 페르난데스로 쿠바 지도자 피델 카스트로의 딸이자 쿠바 정권의 가장 강력한 비판자의 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나는 쿠바의 실상을 널리 알리기 위해 무엇이든 한다"
올해 46세의 페르난데스는 마이크를 잡은 지 이제 한달 반에 불과하지만 그동안 가수들은 물론 쿠바 피그만 침공에 참여했던 군인, 전 쿠바 대간첩 분야 간부등 쟁쟁한 게스트들을 초청했다.
"페르난데스가 경험 미숙으로 방송진행이 서툰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쿠바에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국제뉴스가 아니라 지역소식으로 전해지는 마이애미에서는 피델 카스트로의 딸이 라디오에 출연하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다. 여론 조성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이애미의 영향력 있는 스페인 방송 기자출신인 카브레라 리에스고는 말한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하오 11시부터 두 시간 동안 WQBA-AM을 통해 전파를 타는 페르난데스는 며칠 전 지난 80년대에 발생했던 마리엘 위기를 언급하면서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비난을 퍼부었다. 마리엘 위기는 1980년 카스트로가 반정부 인사를 포함, 범죄자, 전과자 등 12만5,000명의 쿠바인들을 크고 작은 배에 태워 미국으로 내몬 사건이었다.
"쿠바에 변화가 일어나리라는 것을 그는 알고 있다. 나는 그가 변화를 주도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페르난데스는 카스트로를 "피델"이라고 지칭할 뿐 결코 "아버지"라고 부르지 않는다.
페르난데스는 카스트로와 나티 레벨타 사이에서 지난 1956년 태어났다. 둘은 각기 다른 사람에게 결혼한 유부남, 유부녀였다. 카스트로는 여러 명의 여인으로부터 최소한 아홉 명의 자녀들을 두고 있다.
지난 1997년 출간한 ‘카스트로의 딸: 한 망명자의 쿠바 회고록’에서 페르난데스는 카스트로가 멀리 있었지만 보호적인 아버지였다고 적고 있다. 그녀는 카스트로와 거의 20년째 대화를 단절한 상태다. 그의 어머니 나티는 현재 쿠바에 거주하고 있으며 공산정권을 지지하고 있다.
페르난데스는 여행객으로 가장, 8년 전 쿠바를 탈출했다. 그동안 스페인을 비롯, 뉴욕, 조지아주에서 살았던 그는 작년 마이애미로 이주했다. 페르난데스는 쿠바 정권이 국민들을 탄압하기 때문에 반대하게 됐다고 말한다.
페르난데스는 가족의 치부를 파헤친 자서전 때문에 일부 친척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
마이애미에 살고 있는 카스트로의 여동생 화니타 카스트로는 이렇게 말한다.
"나도 쿠바 정부를 반대한다. 하지만 페르난데스에게는 할 말이 없다. 그의 주장은 거짓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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