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는 불후의 명작 ‘파우스트’에 "영원히 여성적인 것이 우리를 이끈다"는 명언을 남겼다. 그러나 그가 다시 태어난다면 파우스트의 마지막 구절을 바꾸려들지 모른다. ‘여성적’인 것의 기준이 그만큼 애매해졌기 때문이다.
여성이 달라지고 있다. 강해지고 거칠어졌다. 60년대부터 불붙은 여성해방운동 이후 40년이 지난 지금, 여성다움의 고정관념에서 해방돼 새로운 이미지를 찾으려는 젊은 여성들이 나름의 기준을 확보하지 못한 채 남성과의 동등성을 강조하는데 급급한데서 나온 현상이라는 풀이도 있다. 젊은 여성들 사이에 또래의 남성에게 지지 않으려 무모한 행위를 모방하는 추세가 일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가장 두드러진 예는 여대생 음주. 미국에서 여성이 처음으로 정치력을 행사할 수 있었던 사례가 19세기말 금주운동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아이러니컬하게도 음주는 오늘날 여성들에게 남성과 동등한 지위를 상징하는 이미지를 갖게 되었다. 음주뿐 아니다. 청소년들의 행태를 분석해보면 10대 남성들이 예전에 비해 다소 순화된 느낌을 주는 반면 또래의 여성들은 보다 강하고 거칠어진 모습을 곧잘 드러낸다.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남녀 모두 중성적인 중간점을 향해 접근중이라는 추측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통계에 잡힌 10대 소녀들의 달라진 모습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마약 - 오늘날 15세 소녀들은 엄마들보다 마약을 사용할 확률이 15배로 높다. 전국적인 조사에서 12∼17세 소녀의 10%와 18∼25세 여성의 16%가 지난 1개월사이 마약을 사용한 적이 있다고 답변했다. 대부분 마약의 경우, 소녀들의 사용률이 소년들과 비슷하지만 발리움 등의 정신치료제와 흡입제를 사용하는 사례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 620만명의 소녀와 젊은 여성이 뇌손상을 초래할 수 있는 본드, 페인트 등 흔한 가정용품을 흡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난폭운전 - 82년 이후 남성의 치명적 사고율이 8% 감소한 반면 여성은 무려 30% 증가했다. 15∼20세 남녀 청소년의 음주운전 관련 치명사고는 82년 이후 감소했으나 여성 운전자의 기타 사고률은 증가해 16세 소녀가 교통사고를 일으킬 확률이 90년 이후 10% 늘어났다.
▲폭력범죄 - 91년 이후 가중폭력혐의로 체포된 남성이 9.5% 감소한 반면 여성은 무려 46% 뛰어올랐다. 매년 200만명의 여성이 폭력범죄를 일으키는 데 이중 60만명은 미성년자이며 이같은 범죄의 피해자가운데 75%가 여성이다.
▲흡연 - 고등학교 12학년 여학생들의 30%가 흡연하는 것으로 나타나 92년 26%에 달했던 것에 비해 흡연률이 증가했다.
▲싸움 - 고등학교 여학생들의 10%가 지난 1년사이 학교에서 육체적인 싸움에 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거의 모든 범죄예방 및 치유 프로그램이 남성 위주로 추진되어 왔으나 이같은 추세는 이제 여성도 타겟해야 한다는 신호라고 강조하고 있다.
jeanwoo@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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