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테러 직후 “미국 편에 서지 않으면 적”이라고 선언했던 이른바 ‘부시 독트린’이 중동사태라는 암초를 만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3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선과 악’ 이분법으로 불리는 부시 독트린의 한계는 부시 대통령이 1일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테러리스트로 규정하기를 거부하면서 확인됐다.
아라파트를 어떻게 규정하느냐 하는 사안은 해외정책부문의 매파나 비둘기파 모두에게 첨예한 관심사였다. 매파들은 부시대통령에게 아라파트 수반을 테러리스트로 규정해 ‘적’으로 못박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비둘기파들은 아라파트의 존재가 부시 독트린의 취약점을 노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즉 부시 독트린은 친구와 적 사이에는 광범위 회색지대가 존재한다는 점을 무시했다는 것이다.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전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부시독트린은 ‘우리와 함께 하지 않는 사람은 적’이라는 레닌의 말을 연상시키는 레닌주의”라고 혹평하면서 “친구가 아니면 자동적으로 적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은 좋은 원칙이 될 수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부시 독트린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국제적 지원을 얻어 탈레반 정권을 붕괴시키고 알 카에다 테러망을 분쇄하는 데 큰 역할을 했으나 중동분쟁이 고조되면서 확실성을 잃었다.
부시 대통령이 이 같은 상황에 처한 것은 중동사태의 중요성을 제대로 몰랐고 9·11테러 직후 중동사태에 즉각 개입해야 한다는 충고를 무시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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