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흙값으로 연간 4억달러 지출
주말 정원사가 애호, 용도별로 다양
공기나 물, 산과 강처럼 흙은 우리에게 주어져 그냥 당연히 있는 환경의 일부지, 돈을 주고 사야 하는 재화가 아니었으나 요즘 미국인들은 흙 값으로 일년에 무려 4억달러를 지출한다. 물도 병에 든 것, 커피도 브랜드 커피라야 제 맛이 나는 것 같은 요즘, 원예업계에서도 한 봉지에 4달러쯤 하는 ‘디자이너 흙’이 뜨는 상품으로 찍히고 있다.
이 분야의 최대 업체인 오하이오주 매리빌 소재 ‘스카츠’는 전국적으로 보급하는 화분용, 정원용, 잔디용 흙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열렬하다고 밝히고 있다. ‘스타-그린’ 상표의 ‘퍼셀 인더스트리즈’ ‘프로 믹스’의 ‘프리미어 호티컬처’, 회사 이름을 브랜드 네임으로 쓰는 ‘슐츠’도 이 황금 시장에 제품을 더 많이 출하하고 있다.
이제까지 주택 소유주들은 값싼 표토나 퇴비를 사다가 스스로 섞어서 정원용 흙을 만들어왔으나 일용품이던 흙이 상표가 등록된 제품으로 탈바꿈하면서 연간 4억달러짜리 시장이 형성된 것. ‘스카츠’ 부사장 키스 베이더는 비료, 잔디씨, 살충제를 모두 포함한 소비자용 잔디밭 및 정원 제품시장에서 흙이 "가장 빨리 성장하는 부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사실 비교적 최근까지만 해도 흙은 브랜드 없이 지역적으로 섞어 팔던 일용품이었으나 1980년대에 ‘하이포넥스’라는 회사가 지방 제조사들을 사들여 전국 브랜드를 만들었는데 그 회사가 ‘스카츠’에 매입됐다.
잔디관리용품 및 씨앗의 최대 공급사인 스카츠는 1990년대 중반부터 자체 브랜드를 내놓기 시작했지만 스카츠와 ‘미러클 그로’가 합병해 1998년, 미러클 그로의 수용성 비료를 섞어 넣은 ‘미러클-그로 파팅 소일’을 내놓은 이후에 시장이 본격 성장한 것이다.
이 부틱 흙 시장에 가장 먼저 나온 제품은 가정용 관상수, 일반 화분, 창가에 놓거나 매달아 놓는 화분, 씨에서 싹을 틔우는 트레이에 사용하는 화분용 흙이었고 다음에 나온 것이 마당에 심는 일년생, 다년생 화초 및 야채, 기타 장식용 나무에 사용되는 정원용 흙이었다.
베이더에 따르면 화분용 흙 시장은 연간 13%씩 성장하고 있으며 ‘미러클-그로’가 연매출 3억2,000만달러 시장의 35%를 점유하고 있다. 8,000만달러짜리 정원용 흙 시장은 연간 25%씩 팽창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편리하기도 하고, 마케팅에 솔깃해서 제품화된 흙을 비싸게 구입한다. ‘미러클-그로 파팅 믹스’가 큐빅푸트당 3달러27센트에 팔리지만 40파운드에 1달러70센트쯤 하는 보통 표토에 정원사들이 사용하는 40파운드짜리 인조비료를 사서 섞으면 큐빅푸트당 원가는 1달러가 채 못된다.
이 새로 나온 브랜드 흙들은 스스로 흙을 혼합해서 사용하는 전문 원예가나 정원사들이 아니라 그렇게 할 시간도 없고, 흙도 조금만 필요한 주말 정원사들의 필요에 적합한 것이다.
원예가들은 화분 속이라는 제한된 환경에서 식물이 살아 번성하려면 공기와 물이 잘 통하지만 스폰지처럼 습기를 유지해줄 매개체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런데 보통 마당 흙이나 가게에서 파는 표토들은 영양분이 부족하고 벌레들이 득실거리거나 너무 빡빡해서 뿌리가 자라고 습도를 유지하기 어렵다. 마찬가지로 오래 사용한 화분흙도 비료에 들어있던 염분이 잔류하고 병균이 잠복해 있을지도 몰라 해마다 새로운 흙으로 갈아줘야 한다.
물이끼, 토탄 이끼, 퇴비나 뿌리 덮개, 펄라이트, 비료 등을 섞은 브랜드 네임 흙들은 종류도 많다. 스카츠만 해도 과학적으로 연구한 혼합 비율에 따라 싹틔우기, 아프리칸 바이올렛, 선인장류 등으로 용도별로 세분해서 만들고 있으며 다른 회사들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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