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 법대 최종고 교수, ‘한국에서의 법과 미술’ 강연
"서양에서는 법의 정의(正義)를 인체로 나타내 여신상으로 표현했다면 동양에서는 짐승과 자연으로 표현했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4일 UC 버클리 로스쿨과 한국학센터에서 각각 ‘동아시아의 보통법’과 ‘한국에서의 법과 미술’을 주제로 강연한 최종고 교수(서울대 법대)는 정의를 형상화(Images of Justice)시키는 방법으로서 동서양의 차이를 이렇게 설명했다.
법사상사가 전공인 최교수는 10년 전부터 법과 정의를 형상화시키는 동서양의 미술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계속해왔다.
최교수는 여신이 한 손에는 칼을, 그리고 또 다른 손에는 저울을 들고 정의를 집행하는 유럽의 그림과 조각을 여러 개의 슬라이드로 보여주며 "사람의 뜻에 따라 재판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중국과 한국 등 동양에서는 해태와 같은 동물과 자연으로 정의를 표현해 "사형도 만물이 생동하는 봄과 여름을 피하고 가을에 집행하는 등 자연의 섭리에 따르려는 경향이 강했다"면서 흉악범에 대해서는 "자연의 법칙을 어긴 것으로 판단, 천형(天刑)으로 가차없이 참수했다"고 말했다.
이날 강연에서 최교수는 미켈란젤로의 조각상과 유럽 각지의 정의의 여신상 및 유니콘에 표현된 정의의 형상을 슬라이드로 선보였다. 또한 동양의 해태 조각상을 보여주며 신축된 한국의 대법원 건물앞에 형상화된 정의의 의미를 설명하기도 했다.
강연후 가진 인터뷰에서 최교수는 법철학과 미술을 공부하면 "법률가를 최소한 덜 속물로 만들고 자화상을 알아 자신을 반추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정치 난맥상과 법치주의가 흔들리는 현상에 대해서도 최교수는 "사법시험 준비위주인 법학교육에 문제가 있다"면서 "법과 윤리적 의미를 역사적으로 공부해야한다"고 말했다.
최교수는 서울법대 한국법연구소 소장직을 맡고 있고 한국인물전기학회를 창립해 운영해오고 있다. 최교수는 산타클라라대학 로스쿨의 특별초빙교수로 봄학기 강의를 마치고 오는 13일 귀국할 예정이다.
한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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