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 서점가에 등장할 한 권의 책을 두고 비평가들과 일부 식자들이 벌써부터 예리한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문제의 책은 주디스 레빈이 쓴 ‘함풀 투 마이너스’ (Harmful to Minors)로 ‘섹스로부터 어린이를 보호하는 것의 위험’(Protecting Children form Sex)라는 얄궂은 부제를 달고 있는데 책의 내용이 부제보다 훨씬 "위험하다"는 게 비판론자들의 시각이다.
’미성년자에게 유해한 것’이라는 제목이 시사하듯 이 책은 아이들을 무조건 성으로부터 차단하고 보호하려는 노력이 오히려 더 해가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성년자들 역시 어른들과 마찬가지로 성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인정하는데 인색해선 안된다는 주장이다.
이 책에서 레빈은 "섹스란 어린이들과 틴에이저들에게 성장의 한 부분"이라고 지적하고 "성인과의 성적접촉을 무조건 나쁜 것으로 매도하고 금기시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녀의 책에 잔뜩 경계의 시선을 보내는 일부 비평가들과 정치인들은 바로 이 대목을 짚어가며 "레빈이 어린이 성추행범들의 행위에 논리적 정당성을 부여하려 든다"고 아우성을 쳤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카톨릭 사제들의 아동성추행으로 잔뜩 달아오른 여론에 레빈의 책은 기름을 퍼부은 효과를 냈다. 이에 대해 레빈은 "전후 문맥을 살피지 않고 특정 대목만을 떼어내 멋대로 해석해선 안된다"며 "나는 성인들의 아동성추행을 절대로 옹호하지 않을뿐 더러 부모나 사제, 교사 등 권위를 상징하는 인물들과 미성년자들의 성관계를 긍정적으로 바라보지도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레빈은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강압에 의한 관계가 아닌 한 틴에이저와 성인 사이에 성적관계가 발생할 때마다 미성년자들을 무조건 ‘피해자’ 취급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상당수의 10대 청소년들이 연상의 섹스상대를 찾는 게 현실이라며 "나이든 파트너는 이들에게 자신들이 섹시하고 성숙하며 보호받는 존재라는 느낌을 준다"고 덧붙였다. 레빈은 또 "경험과 기술에서 앞서는 성인들과의 관계가 이 방면에 미숙한 또래와의 성행위보다 훨씬 충만한 느낌을 전달하기 때문에 많은 미성년자들은 성적으로 피해를 받았기보다는 오히려 구제를 받았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레빈은 지난 90년 성인과 12~16세 미성년자들의 쌍방합의에 의한 성관계를 합법화한 네덜랜드 의회의 결정을 지지한다며 미국도 청소년들의 성적권리와 선택권을 인정해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문화와 가족연구소’의 로버트 나이트 소장은 "레빈의 책은 성인과의 섹스가 아동에게 좋다는 식의 참람하고 민망스런 궤변"이라며 "앞으로 그녀의 책은 아동성추행범을 변호하는 변호사들의 필독서가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레빈에 대한 비난이 가중되면서 책의 발간을 결정한 미네소타대학 출판부도 사방으로부터 집중공격을 받고 있다. 미네소타주의 주의회에서는 "출판결정을 내린 당사자들 전원을 해고시켜야 한다"고 분노 어린 주장이 나돌 정도다. 이에 대해 레빈과 출판사측은 "자신들과 다른 견해를 무조건 억누르려 하는 것은 대단히 비민주적이고 위험스런 행동양식"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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