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8일 웨스트뱅크 6개 점령지 가운데 칼킬야와 툴카렘 등 두 곳에서 부분 철군하기로 결정한 것은 국제사회의 점증하는 압력과 세계여론을 고려해 취한 조치로 볼 수 있다.
이스라엘은 그동안 유엔, 미국, 유럽연합(EU)의 철군 요구를 일축하고 팔레스타인 자치 지역에 대한 공세를 강화해왔으나 국제사회의 압력을 더 이상 버티기가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앞서 의회에서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여전히 테러 포기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이스라엘군은 임무가 완수될 때까지, 아라파트의 테러 하부구조를 와해하고 테러범들이 체포될 때까지 모든 수단을 다 사용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으나 이후 갑자기 태도를 바꿔 철군을 결정했다.
철군을 요구하는 유엔결의를 거듭 무시한 샤론 총리는 맹방인 미국마저 이스라엘에 등을 돌릴 경우 국제사회에서 고립이 심화되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 뻔한 상황이어서 정치적인 부담을 갖지 않을 수 없었을 것으로 중동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부분적 철군이 전면 철군으로 이어질 것인지는 두고 볼 문제다. 부분철군으로 국제사회의 여론을 잠시 완화하고 시간을 벌어보려는 노림수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스라엘 라디오 방송은 이스라엘군이 칼킬야와 툴카렘에서는 철수하지만 라말라, 베들레헴, 나블루스, 예닌 등 나머지 4곳에서는 철군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으며 샤론 총리 역시 이날 의회 연설을 통해 “임무가 완수될 때까지 군사 작전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동 지역 순방 첫 방문지인 모로코에 들른 콜린 파월 미국무장관이 이스라엘의 철군 결정을 “고무적이지만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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