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 레이스의 승부는 페이스 시나리오에서 갈린다. 바싹 따라붙어 프레셔를 가하지 않으면 선두주자를 잡을 수 없고, 그렇다고 페이스 경쟁에 휘말리면 뒷심이 막강한 ‘레잇 러너(Late runner)’에 진수성찬을 차려주는 격이다.
"용기가 없으면 영광도 없다(No guts, no glory)". 2주전 ‘트리플 크라운’의 첫 관문인 켄터키더비에서는 선두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는 예상에 기수들이 미리 겁을 먹었다. 그 덕분에 기수 빅터 에스피노사가 혼자 용감했던 ‘워 엠블럼(War Emblem)’이 1위로 시작해 1위로 골인, 챔피언에 올랐다.
’워 엠블럼’은 그날 첫 반마일을 47초에 어슬렁어슬렁 "걸어간" 뒤 힘이 남아돌아 배당률 20대1 ‘롱샷’이 아닌 2대1 ‘페이보릿’ 마냥 말 길이 4마리 차의 완승을 거뒀다. 처음부터 끝까지 1위를 달린 켄터키더비 챔피언은 88년도의 암마 센세이션 ‘위닝 칼러스’ 이후 처음이었다.
과연 ‘워 엠블럼’은 거북이 페이스의 덕을 본 것인가 아니면 켄터키더비 왕관에 걸맞는 준마인가. 이는 11일 메릴랜드주 피믈리코 다운스 경마장에서 벌어지는 ‘트리플 크라운’의 두 번째 왕관인 프릭네스 스테익스(총상금 100만달러)에서 확인될 전망이다.
미 경마계에는 "결혼식에 가지 않았으면 장례식에도 가지 말라"는 말이 있다. 20대1 ‘대박’의 기회를 놓친 뒤 약 3대1로 뚝 떨어질 배당률에 돈을 거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는 말이다. 켄터키더비에서 계속 앞길이 막히는 등 운이 없어 4위에 그쳤던 ‘메달리아 드오로’가 오히려 한 수위일 가능성이 높다.
<이규태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