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럴 수가….’
참담했다. 한마디로 최악이었다. 박찬호(28·텍사스 레인저스)가 소나기 몰매를 맞으며 2회를 못 넘기고 무참하게 침몰했다. 1⅓이닝동안 홈런 포함, 장단 8안타 1포볼로 9실점. 눈뜨고 볼 수 없는 참극이었다.
7일 홈 구장인 알링턴 볼팍에서 벌어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인터리그 개막전에 선발등판한 박찬호는 ‘에이스’가 아니라 ‘동네북’이었다. 2회초 원아웃까지 13명의 타자를 상대로 홈런 1개와 2루타 4개를 포함, 무려 8안타를 얻어맞고 9점을 내준 것. 올스타 캐처 이반 로드리게스가 부상에서 회복돼 라인업에 복귀한 레인저스는 5회말 대거 5점을 뽑아내는 등 8안타로 7점을 뽑아내며 타선을 앞세워 맹 반격을 펼쳤으나 2회전에 9점을 내준 박찬호의 부진을 극복하기에는 도저히 역부족이었다. 생애 최단이닝 투구로 패전투수가 된 박찬호는 2승3패가 됐고 방어율은 10.94로 치솟아 두 자리수가 됐다.
단순히 ‘부진’이란 단어로 표현하기도 어려울 정도였다. 경기 내내 컨트롤이 전혀 되지 않아 툭하면 공이 한복판으로 들어간데다 볼 끝이 밋밋하고 빠르지도 않아 타자들이 거의 프리배팅을 했다. 경기를 중계한 TBS 아나운서가 "마치 배팅 프랙티스 투구 같다.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을 정도로 이날 박찬호의 투구내용은 에이스는커녕 메이저리그 투수로도 봐주기 어려울 만큼 수준이하였다. 생애 최악의 난타를 당한 박찬호의 얼굴은 귀 언저리부터 온통 붉게 물들었고 곤혹의 빛이 역력했다.
1회초 첫 타자 라피엘 퍼칼을 삼진으로 잡은 박찬호는 2번 대런 브랙을 포볼로 내보낸 뒤 옛 동료인 3번 게리 셰필드를 외야플라이로 처리, 투아웃을 잡았으나 이때부터 고난의 가시밭에 빠지며 ‘바닥이 보이지 않는’ 추락을 시작했다. 칩퍼 존스의 중전안타에 이어 앤드루 존스의 우익선상 2루타로 2점을 내줬고 이어 비니 캐스티야의 적시타에 이어 맷 프랭코에 큼지막한 투런홈런을 맞아 눈 깜짝할 사이 리드는 5-0으로 벌어진 것. 사정은 2회에도 마찬가지. 9번 키스 락하트와 퍼칼, 브랙의 3연타로 2점을 내준 뒤 1사후 칩퍼 존스에 2루타를 맞고 1점을 더 내준 뒤 강판됐고 존스마저 후속타자의 안타로 홈을 밟아 박찬호 자책점이 됐다. ‘에이스 부활’을 꿈꾸던 박찬호는 대신 생애 최악의 수모를 당하며 이제는 시즌이 아니라 커리어 전체가 흔들리는 일대 위기에 직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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