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물
▶ 브로드채널 우체국 위탁경영 김영 씨
"본부에서 한인 우체국장은 제가 유일한 것 같다고 하더군요. 지역 주민들로부터 ‘듣던 대로 한국인은 성실하다’는 인정을 받아 시작한 일인만큼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퀸즈 남쪽 끝에 위치한 라커웨이 비치와 불과 다리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브로드 채널(Broad Channel)은 대부분이 아일랜드계인 1만여명이 살고 있는 조그만 타운이다.
이곳에서 오맥(O’MAC) 수퍼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김영(48) 사장은 업소 한켠에다 사무실을 마련해 놓고 5년째 우체국을 경영하고 있다.
"한인 업소가 2개 있고 한국전 참전용사가 7명 살고 있을 뿐인 이 동네에서 우체국을 경영하게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며 "주민들로부터 성실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85년 4월 미국에 온 김 사장은 처음부터 이 동네에서 일하게 됐고 91년부터는 직접 델리 그로서리를 운영해 왔다.
"당초 타운에 우체국이 별도로 있었는데 97년 문을 닫게 됐어요. 작은 동네에서 우체국을 별도로 운영하기 어렵다고 판단, 위탁 경영을 할만한 민간업자를 수소문했나 봅니다. 헌데 커뮤니티 보드가 저를 추천했고 백인 경쟁자 4명을 제치고 운영권을 따게 됐습니다.
한 달간 교육 뒤 우체국을 막상 여니까 ‘이거 잘못되면 어쩌나’라는 걱정도 했지만 5년 동안 단 한 건의 사고도 없이 무사히 업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김 사장의 타고난 근면함은 엉뚱하게 주변 정식 우체국들을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 김씨 우체국으로 가면 업무가 항상 빠르고 정확하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인근 라커웨이와 하워드 지역 사람들까지 이곳으로 몰려오기 시작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체국 운영은 일정액에다 우표 판매 등에 따른 수당을 받고 있지만 큰돈을 버는 것은 아니다. 다만 우체국을 하면서 동네에서 ‘크레딧’이 엄청나게 높아져 함께 운영중인 오맥(O’MAC) 델리 그로서리의 매출이 아주 짭짤해지는 부수 효과를 보고 있다.
"우편 업무 특성상 업자를 선정할 때 성실성이 가장 중요한 조건의 하나로 꼽혔다고 들었어요. 이 동네에서 10년 넘게 비즈니스를 하면서 제가 ‘한국인의 성실성’에 오점을 남기지는 않은 모양이에요"라며 웃었다.
<장래준 기자>
jraju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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