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성폭행사건에 대한 언론의 보도자세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언론은 성폭행사건 피해자들의 인권과 프라이버시 보호 차원에서 이들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관행을 비교적 충실히 지켜왔다. 그러나 랭캐스터에서 발생한 하이틴 2명의 납치사건을 보도하는 과정에서 일부 주류 언론들은 이 불문율을 지키지 않았다.
사건 발생 직후 언론사들은 납치된 2명의 인물사진을 자세한 인적사항과 함께 인터넷판의 머릿기사로 올려놓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관심의 초점은 이들이 성폭행을 당했는지 여부가 아니라 생존 여부에 모아져 있었다. 하지만 사건이 종료되면서 일반의 관심은 자연스레 이들의 ‘피해’쪽으로 옮겨갔다.
이같은 대중의 ‘잔인한 궁금증’을 가장 먼저 풀어준 장본인은 CNN의 래리 킹이었다. 그는 1일 밤 주 검찰총장과 인터뷰에서 피해자들이 강간당했느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어 "그렇다"는 대답을 얻어냈다. 반면 KCAL 뉴스는 피해자들이 미성년자라는 점을 누차 상기시켜 가며 이들이 입은 구체적 피해를 전하지 않았다.
사건 발생 하루 뒤인 2일 LA타임스는 이들의 이름과 사진을 게재하지 않은 채 피해자들이 강간당했다고 밝혔고, 뉴욕타임스와 워싱턴 포스트는 성폭행부분에 대해 함구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USA투데이는 피해자들의 인물사진까지 곁들여 사건내용을 자세히 소개했다. 이에 대해 K-ABC를 비롯한 토크쇼 전문 라디오방송국의 진행자들은 LA타임스가 "위선적인 보도자세를 취했다"며 맹렬히 공격했다. "정말 피해자들을 보호할 목적이었다면 인터넷판에 이미 이름을 내보낸 상태인 만큼 강간사실 자체를 전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주장이다.
차라리 이중플레이를 하지 않은 USA투데이측에 점수를 주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전화로 토크쇼에 참여한 많은 청취자들은 "개인의 인권과 관련한 사안을 다룸에 있어 언론은 보다 신중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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