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는 불에 달구었다, 찬물에 식혔다 하는 담금질을 잘 해야만 불순물이 빠진다고 한다. 이렇게 달군 쇠를 식히면서 때리는 작업을 반복할 때 강해진다는 것이다.
강철을 만드는 작업도 그렇지만 세상의 모든 이치가 다 그렇다. 하다못해 글을 쓸 때나 예술 작품을 만들 때도 마찬가지다. 담금질을 잘 해야만 강한 쇠가 나오는 것처럼 좋은 글이나 훌륭한 작품도 타오른 열정을 식히면서 서서히 구체화시킬 때 가능하다.
우리의 인생도 좋은 일이 생기면 궂은 일이 따르게 되어 있다.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면서 굴곡이 있게 마련이다. 비행기가 하늘을 나를 때 올라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내려갈 때도 있는 것과 같다. 차가 가다 길이 막히면 짜증이 나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 다시 길이 나오면 가슴이 뻥 뚫린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여서 너무나 뜨거운 것도 문제다. 적당히 더워야지
펄펄 끓으면 서로 다투고 상처입고 시커멓게 타기 쉽다.
지난 6월 우리는 월드컵 4강 열기로 온 나라와 국민들의 가슴이 가열될 대로 가열됐다. 그 뒤를 이은 7, 8월은 90도가 넘는 폭염이 계속되면서 우리들의 마음과 생활을 지치게 만들었다.
더위도 적당해야지 지나치면 문제다. 치솟는 열기도 조금은 식혀야지 흥분만 해서는 곤란하다. 월드컵만 해도 그 날에 있었던 성과에 대해서 잘못한 점이 있으면 반성도 하고 자기 성찰도 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더 이상의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지난주와 같은 더위는 식히지 않고는 폭발하기 십상이다. 자연도 태우고 인간의 생활도 마비시킨다. 더위로 가뭄이 심해지면 꽃나무와 농작물이 다 죽게 되어 있다.
물을 주어야지만 나무가 다시 살지 그렇지 않으면 생명력을 잃게 된다. 인간들도 너무 더우면 아무 것도 제대로 할 수가 없다. 피서도 가고 에어컨도 가동하면서 더위를 식혀주어야 한다.
8월은 연중 가장 뜨거운 달이지만 농작물이 익어가고 나무가 푸를 대로 푸른 계절이다. 외곽지역에서는 벌써 밤만 되면 선선한 바람 속에 풀벌레소리가, 낮에는 땡볕에서 쓰르라미가 기막히게 울어대는 소리로 가을을 예고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8월은 작렬하는 햇볕과 함께 새소리 물소리, 나뭇잎 스치는 소리들이 어우러져 모든 것이 활기차고 선명하다.
이런 대자연속에서 농작물이 익어 풍요롭고 알찬 열매를 맺게 된다.
한인사회도 이제 한 여름의 뜨거운 열기를 식히면서 더욱 알차고 단단한 결실을 맺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월드컵 때 보았듯 한인들의 가슴속에는 누구나 타오를 수 있는 불씨가 들어 있다. 어떤 사람에게는 밖에서 보이는 장작불이 타오르고 있고, 또 어떤 사람의 경우는 언제고 ‘후’ 불어 불길만 당기면 불이 붙을 수 있는 화롯불기운이 잠재해 있다.
한인사회에서 가시적으로 나와 항상 움직이고 있는 사람들을 장작불이라고 한다면 재로 꺼진 듯이 속에 숨어있는 한인들을 화롯불이라 할 수 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고 생각이 깊으며 건설적인 한인들이 한인사회에는 많이 있다. 문제는 화롯불이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꺼진 듯이 보이는 이 불씨를 부채로 부치든, 호호 불든 활성화시켜서 용광로처럼 다시 한번 뜨겁게 달굴 때가 되었다. 불길만 붙는다면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 불씨를 어떡하든 일으켜 몇 천, 몇 만 한인들을 한 자리에 모일 수 있게 해야 한다. 동포사회 행사를 보면 언제나 눈에 띄는 한인들만 나와 헌신하고 봉사한다. 한인사회에 기여하고 싶어도 기회를 찾지 못하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활동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이 나와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어느덧 아침, 저녁으로 선선해지면서 8월의 무더위도 한발 물러난 듯 싶다. 말복이 지나고 입추도 지났으니 이제 아무리 덥다한들 무더위는 계속 기승을 부리지는 않을 것이다.
한인사회도 이제는 그 동안의 열기를 잠시 식히고 선선한 9월을 시작으로 잠재된 화롯불에 다시 한번 불길을 당겨봄은 어떨까. 불길이 활활 타오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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