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9년 ‘이지 고어(Easy Goer)’와의 숨막히는 4차례 라이벌 대결로 스포츠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명마 ‘선데이 사일런스(Sunday Silence)’가 숨졌다.
지난 90년 종마로써 일본으로 팔려간 ‘선데이 사일런스’는 왼쪽 다리에 심한 염증이 생겨 3일째 치료를 받던 19일 더 이상 서 있지 못하고 땅에 드러누웠다. 그리고는 다시 일어서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태어난지 16년만에 일본 땅에서 생명을 다 한 것.
선데이 사일런스는 사실 한때 팔려해도 팔리지 않았던 볼품 없는 말이었다. 스태미나가 넘치기로 유명한 종마 ‘헤일로(Halo)’의 아들이었지만 1살 때와 2살 때 2차례 경매장에 내놔도 팔리지를 않았다. 그 아무도 스타덤을 예측하지 못했다. 마주 아서 핸칵은 이에 대해 "미운 오리새끼가 시간이 지나며 백조로 변한 스토리"라며 "선데이 사일런스가 뒤늦게 성장을 보인 것이 행운이었다"고 말했다.
선데이 사일런스 대 이지 고어 대결은 경마계 역대 최고 라이벌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해 켄터키더비에서는 ‘알리다(Alydar)’의 아들인 이지 고어의 우승이 기정사실처럼 거론됐다. 그러나 선데이 사일런스는 이지고어를 제치고 당시 76세였던 전설적인 트레이너 찰리 위팅햄에 최고령 켄터키더비 챔피언 타이틀을 안겨줬다.
선데이 사일런스는 2주 뒤 앞서 가던 이지고어를 따라잡고 프릭네스 스테익스 타이틀도 따냈다. 사진판독으로 승부를 가려야 했던 이 레이스의 막판 스퍼트는 경마계 사상 최고 명승부로 거론된다.
선데이 사일런스는 3주 뒤 벨몬트 스테익스에서 처음으로 이지 고어에 잡혀 트리플 크라운이 무산됐다. 그러나 브리더스컵에서 다시 이지 고어를 누르고 ‘올해의 명마’로 선정됐다. 선데이 사일런스는 모두 14차례 경주에 출전, 9번 우승컵을 차지하며 통산 상금 496만8,554달러를 거둬들인 결과 지난 96년 경마 명예의 전당에 헌액 됐다.
"피는 못 속인다". 선데이 사일런스는 지난 90년 일본에 팔려간 뒤 명마 후손들을 줄줄이 배출했다. 94년부터 2000년까지 가장 많은 챔피언들을 배출한 일본 최고의 ‘챔피언’ 종마였다. 43 챔피언십 대회 타이틀을 포함, 토탈 457승을 올린 명마들의 아버지였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