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참사 당시 월드트레이드센터(WTC) 근처에 있다 연락이 두절돼 실종자로 처리됐던 40대 남성이 기억상실증에 걸린 채 뉴욕의 한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뉴욕의 지역신문인 스타-레저는 27일 WTC 실종자 명단에 오른 올해 46세의 조지 심스가 최근 병원측의 알선으로 가족들과 극적으로 재회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기억상실증과 신경분열증세를 보이는 심스는 병원으로 달려온 가족들의 얼굴을 전혀 알아보지 못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그의 노모 애나 심스는 "아들이 어미와 형은 물론 자신의 딸조차 기억하지 못했다"며 "오랜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그를 우리에게 돌려보내 주신 자애로운 하나님이 병든 그의 마음까지 치유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며 눈물을 흘렸다.
WTC 근처에서 노점상으로 일하던 심스는 지난해 9월11일 이후 연락이 두절됐었다. 그의 가족은 뉴욕의 병원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그를 수소문했으나 허사였고, 결국 10월7일 경찰에 실종신고를 냈다. 하지만 심스가 어딘가에 살아 있을 것으로 확신한 애나는 당국에 사망 확인서를 요청하지 않았고, 정부가 피해자 유족에게 지급하는 지원금도 신청하지 않았다.
지난주까지 심스는 뉴저지 출신의 WTC 피해자 694명의 명단에 실종자로 기록되어 있었다. 심스가 9.11 당시 어디에 있었는지, 어떻게 기억상실증과 정신분열증을 앓게 되었는지, 또 어떤 경로를 거쳐 병원에 입원하게 됐는지, 현재로선 알 도리가 없다.
병원측은 자신의 이름을 심스라고 밝힌 기억상실증 환자의 연고를 찾던 중 뉴저지 출신의 WTC 실종자 명단에서 같은 이름을 발견하고 이달 초 그의 가족에게 "사진을 보내달라"고 전화로 요청, 심스의 신원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스의 비극은 9.11 테러 참사의 외상은 거의 아물었으나 내상은 아직도 치유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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