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11 희생 에티오피아계 의사 고향에 신장투석센터 곧 오픈
‘9.11테러를 일으킨 테러리스트들은 내과전문의 에네네 비트루(당시 35세·버뱅크)를 살해했지만 그의 꿈까지 말살시키지는 못했다.’
에티오피아 출신의 의사로 버뱅크 병원에서 일하던 비트루는 지난해 9월11일 테러리스트들에게 공중 납치된 채 워싱턴 DC 펜타곤에 추락한 아메리칸 항공 77편에 타고 있다가 유명을 달리했다.
그러나 그가 숨지기 3년 전부터 심혈을 기울여 준비해 온 ‘고향 아디스아바바에 최초의 무료 신장투석센터를 세운다’는 그의 꿈은 그의 가족, 친구, 이웃, 그를 모르던 타인들까지 동참한 채 이어지고 있다.
그는 인구 400만명이 사는 아디스아바바에 신장투석센터가 없어 가난한 신장병 환자들이 치료도 못 받고 죽어 가는 현실을 아파하면서 그동안 센터 개설 및 신장투석기 공수를 위해 동분서주해 왔다. 당시도 신장투석기를 에티오피아에 공수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워싱턴 DC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다 변을 당했다.
의사로서의 업무가 끝난 후에는 집 차고에서 신장투석기를 조립했으며 국제전화로 에티오피아 정부관계자들과 ‘신장투석기 등 의료기기를 아디스아바바의 병원으로 저렴하게 수송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했다. 그는 숨지기 전 이미 1만5,000달러어치의 의료품 부속을 사서 6대의 신장투석기를 조립해 놨다.
비트루가 고향에 무료 신장투석센터를 만든다는 것에 전력을 다한 것을 익히 아는 가족과 친구, 주변에서는 “그의 미완성 꿈을 우리가 대신 완성해야 한다”고 팔을 걷어붙였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고장나면 부속도 없고 못 고친다며 비트루가 조립한 6대의 머신 대신 4대의 새 신장투석기를 요구했고 게다가 인력훈련 및 센터운영비까지 합하면 무려 35만달러가 필요했다.
비트루가 재직했던 세인트 조셉 병원의 간호사들은 성조기 핀을 만들고 아기용 모자를 뜨개질해서 7,000달러를 모금했다. 적십자와 유나이티드웨이, 오퍼레이션 USA, 레넌 케어 세계재단, 헬스케어 자문위원회와 또 UC 샌타바바라의 감마 피 베터 남성클럽도 도네이션에 동참했다. 밸리 칼리지 학생들은 ‘스윗 체리티’ 공연을 통해 모금을 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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