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슬렘·유대인 커뮤니티
함께 만나 고통의세월 회고
화합·대화로 미래설계키로
월드 트레이드 센터가 순식간에 붕괴되고 수천명의 목숨이 희생된 9.11테러이후의 ‘드러나지 않는 피해자’들로는 미국내 거주하는 모슬렘교도와 유대인들이라고 볼 수 있다.
이들은 테러이후 증폭된 증오범죄에 희생이 되고 있을 뿐 아니라 가정과 자녀를 보호하기 위해 ‘국적이 드러나는 의상이나 행동’을 삼가고 숨죽이고 살아왔다고 고통스런 1년을 회고했다. 이들에 대한 인종차별행위나 증오범죄가 테러후 급증했다는 통계가 이들의 입장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다. 9.11테러 1주년을 맞아 남가주의 모슬렘과 유대인커뮤니티 대표 75명은 9일 모처럼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테러발생전 양측 커뮤니티의 화합과 대화를 위해 3년에 걸친 준비 끝에 조직된 초종교 그룹이었으나 테러이후 만남을 잇지 못하다가 이번에 만난 것이다.
이들은 같은 미국 시민이면서도 테러발생 후 1년동안 주변에 의한 직간접의 차별경험과 멸시의 눈초리를 감내해야 했던 고통을 털어놨다.
이집트 출신의 회교도 칼레드 솔리만 부부는 테러이후 그들의 전통복장인 머리스카프를 걸치지 않기로 했다. 7명의 자녀를 학교에 데려다 주고 오는 과정에서 모슬렘인 것이 드러나 증오범죄의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공포심 때문이었다.
파키스탄계 모슬렘 나스렌 하룬도 역시 주변의 증오범죄의 타겟이 되는 것이 두려워 이름과 전화번호를 밝히지 못했다고 그동안의 생활을 털어놨다.
약 50만명으로 추정되는 남가주지역 회교도들만 이같은 증오범죄나 주변의 미움등에 직면한 것은 아니다. 약 70만명의 LA 유대인 커뮤니티 인구들도 역시 ‘테러공격의 주원인은 이스라엘이 제공한것’이라는 은근한 미디어 보도등으로 가슴을 졸이며 살아왔다고 한다.
유대인 랍비 밸리악은 “대부분의 이스라엘인들은 평화정착을 원한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언론에서는 극단적 유대인 관점에서만 보도하여 유대인들을 미움의 대상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의 생활을 ‘극단주의자들에게 공중납치된 기분’이었다고 털어놨다. 유대인 소셜워거 노르마 제이콥은 “자랑스런 유대인이란 느낌보다는 죄인같이 살았다”고 말했다.
모처럼 함께 한 이날 모임에서 이들은 “남가주내의 두 커뮤니티만이라도 함께 살고 일하고 대화하는 방법을 모색해서 더 나은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