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권 수속중 불구
아무도 없는 모국으로 쫓겨가
9.11테러 발생 후부터 캘리포니아 거주 아랍계가 입출국 과정에서 제재를 당하거나 FBI등 수사기관에 의해서도 수시 호출 받는 케이스가 부쩍 늘었다. 뚜렷한 사유 없이 ‘의심스럽다’거나 ‘위험소지가 있다’는 심증에 의해 억울하게 추방당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추방된 나시르 알리 무바락(35·사진)도 그중 하나. 유학생으로 미시민권자 부인과 결혼, 두 자녀를 낳은 채 치코 인근에서 항공기 페인트 비즈니스를 잘하고 있었던 그가 갑작스럽게 모국 파키스탄으로 추방됐다.
표면적 이유는 학생비자 만료. 그러나 그는 사실은 9.11 테러 여파로 쫓겨났다. 그가 전직 조종사였으며 미항공기 12대 폭파음모 혐의로 종신형을 받고 복역중인 압둘 하킴 무라드와 십여년 전 룸메이트였다는 기록 때문에 FBI는 그를 위험인물로 찍었고 지난 6월 부인 스테파니와 여행중이던 그를 달라스 공항에서 체포, 수감했다. 이미 여러 번 FBI에 의한 호출 및 조사를 당한 후였다.
게다가 그는 2년 전부터 비자만료로 인한 추방재판에 계류중이었다.
시민권자와의 결혼으로 영주권 수속중이었지만 INS는 체포 2달만인 8월29일 파키스탄으로 그를 추방해 버렸다. INS 에이전트 두 이 그를 호송하여 이슬라마바드 공항에 내린 후 평복을 입은 파키스탄인에게 인도하고 돌아왔다고 한다.
문제는 그 후에 더욱 심각하게 번졌다. 부인 스테파니와 친지들조차 그의 파키스탄 추방 사실을 몰랐으며 3주일이 넘는 현재까지 전혀 연락이 안 된다는 것이다. 부인에 따르면 그는 국적이 파키스탄일뿐 3세 때부터 1991년 미국에 올 때까지 아랍에미리트에서 거주했기 때문에 파키스탄에는 가족은 물론 근거지가 전혀 없다.
가족들은 그의 행방을 찾느라 이민국에 진정서를 내는 등 수소문을 했지만 샌프란시스코 INS는 이번 달 10일자로 “우리는 그를 호송하여 정부기관으로 보이는 사람들에게 인도했고 그 이후의 행방은 알 수 없다”라고 회신을 했다.
그러나 친지들은 “INS는 범죄인도 아닌 사람을 근거지가 전혀 없는 엉뚱한 나라, 인권유린이 심각한 파키스탄으로 추방하면서 추방자의 안전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았다”고 울분을 터뜨리고 있다. 이들은 국제사면위원회에도 무바락 실종사건을 보고하는 등 무바락 찾기에 온힘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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