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Rival) 이라는 말이 있다.
세상의 모든 라이벌이 서로를 인정하며 선의의 경쟁만을 벌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비슷한 실력의 누군가가 함께 달리면서 그 존재 자체가 성장에 도움을 주면 선의의 라이벌이랄 수 있다.
라이벌과의 경쟁을 통해 사회와 역사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는 상당히 중요한 문제인데 역사상으로도 라이벌이 있었기에 더욱 발전한 예는 수두룩하다.나를 자극하고 분발하게 해줄 맞상대는 나의 발전,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도 없는 것보다 있는 것이 낫다.
20세기 미술사에 빛나는 화가로 피카소와 마티스가 있다.
그 둘은 마티스가 피카소보다 12살 많았지만 평생을 경쟁자이자 친구이자 같은 예술가로서캔버스를 통해 대화하고 서로간 밀고 당기는 발전을 해왔다. 마티스보다 더 오래 살고 더 유명해진 피카소는 색채의 배합과 조화에 있어서는 마티스를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음을 일찌감치 절감, 이미지들의 접목, 형태의 단절과 분리, 색과 형태의 분리로 불후의 명작을 남겼다.
이 둘은 노년에는 찾아다니며 만나기 시작, 서로 작업실을 방문하여 새로운 아이디어와 언어를 공공연하게 차용(실제로 비슷한 그림들이 있다)하고 각자의 개인전에 가서 방명록에 사인했고 삽화와 드로잉이 출판된 책을 교환했다. 이는 상대방에 대한 선망과 존경이 질투와 반발, 경쟁의식을 이긴 것이다.
스포츠계에는 무하마드 알리와 조지 포먼이 있다.
1974년 10월30일 캔자스에서 세계 권투계의 제왕으로 군림하고 있던 포먼과 알리의 경기가 열렸다. 알리는 포먼의 주먹을 수없이 맞으면서도 경계를 놓치지 않고 있다가 8라운드 중반, 포먼의 숨소리가 거칠어졌다고 판단하는 순간 기회를 놓치지 않고 직격탄을 날렸다.
바로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쏜다고 한 알리의 강펀치가 승리한 것이다. 이 경기는 가장 드라마틱하게 새로운 라이벌을 탄생시킨 사건으로 세계적인 복싱 붐을 일으킨 계기가 되었다.
또한 60, 70년대 한국 남자가요계의 라이벌로 남진과 나훈아가 있다.
남진은 매력적인 저음에, 엘비스 프레슬리를 연상케 하는 화려한 무대 매너로 울려고 내가 왔나, 가슴 아프게, 별아 내 가슴에, 미워도 다시 한번 등으로 뭇 여성의 가슴을 울렸다.
나훈아는 흐느끼듯 호소력 있는 음색을 특징으로 눈물의 씨앗, 울긴 왜 울어, 갈무리, 무시로 등의 노래로 트로트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그들이 리사이틀을 한다면 그 지방 공장이 저절로 알아서 휴업할 정도이고 인기 순위 매김에 주먹패까지 동원됐다는 말이 돌 정도로 라이벌 의식이 팬들간에도 팽배했다.
그리고 지금, 뉴욕지역에는 대표적인 한인마켓인 한아름과 한양이 한국농특산물 특판전을 거의 동시에 개최, 눈에 보이지 않는 싸움을 치열하게 하고 있다. 서로는 서로가 라이벌이라는 표현이 마음에 안 들지 모르나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두 마켓이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경품이나 사은품은 사실 별 것 아니다. 사은품은 집에 갖고 가보았자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것이 많다. 또 경품 당첨자는 극소수이고 복권이나 경품 당선에 지지리 복도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니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차라리 그런 것 없이 물건값이 싼 것이 훨씬 이득이다.
서로가 선의의 서비스 경쟁을 한다면 소비자는 친절한 서비스에 기분 좋게 샤핑 하고 가격 인상 걱정 없이 좋은 물건을 싸게 사니 가계경제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소비자는 생각을 잘 해야 한다.
이 마켓보다 저 마켓에서 싼 물건이 있고 같은 가격이라도 더 싱싱하고 더 많이 주는 식품이 있게 마련이다. 마켓마다 지닌 장점을 잘 따져 보아야 한다. 같이 발전하는 대등한 라이벌 관계에 있을 때 주위 사람들도 함께 발전한다. 하물며 매일 먹는 식생활에 있어서 선택의 기회는 다양한 것이 여러모로 소비자에게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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