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시즌 73호… 100만달러 호가
원소유주 잡았다 놓쳐
현소유주 ‘내것’… 중재자 선정
지난해 10월7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강타자 배리 본즈는 시즌 73번째 홈런 볼을 팬들이 운집한 팩벨 팍 구장 관중석에 깊숙이 꽂아 넣었다. 야구 홈런사를 새로 쓴 그의 볼을 손에 넣은 운 좋은 팬은 누구였을까?
당시의 해프닝을 기억하는 상당수의 사람들이 알고 있듯 배리 본즈의 홈런 볼은 아직도 ‘임자’를 못 찾고 있다. 본즈의 배트에 맞고 날아온 공을 처음 손에 쥐었던 알렉스 포포프(38·버클리 레스토랑 대표 사진 오른쪽)와 그가 순간적으로 놓친(포포프는 빼앗겼다고 주장) 공을 주워 ‘내 것’이라며 은행 사설금고에 깊숙이 보관중인 패트릭 하야시(37·샌칼로스 거주 사진 왼쪽)가 둘 다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 이 홈런 볼의 가치는 최소한 100만달러인 것으로 관계자들을 전하고 있다.
여러 중재시도가 빗나가고 급기야 법정으로 비화된 홈런 볼 소유권 분쟁은 그러나 ‘정식재판까지 가서야 되겠느냐’는 양측의 의견일치로 최근 합의가 이뤄졌다. 이들은 8일 재판 전에 이 분쟁을 조정해줄 중재자로 전 콘트라 코스타 판사 콜맨 페닌을 세우는데 동의했다. 페닌도 이 문제의 중재에 기꺼이 나서기로 하고 양측을 9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재자 선정에 동의한 8일에도 샌프란시스코 수피리어 법원 복도에서 기자들과 만난 양측은 여전히 공을 포기할 의사는 없음을 천명했다.
알렉스는 패트릭이 “벼락부자가 되기 위해 남의 공을 가로챘다”고 비난했고 패트릭은 “포포프가 타협의 여지없이 무조건 공을 뺏겠다는 마음만 갖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만약 중재가 실패할 경우 재판정에서 진짜 주인임을 입증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공에 대한 집착을 끝까지 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알렉스는 “내가 잡았던 공이므로 되찾겠다는 것일 뿐”이라며 “샌프란시스코 야구역사의 증거물을 되찾아서 샌프란시스코시에 기증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반면 패트릭은 “역사적인 공이라서 갖고 싶다”라고 말하고 있다. 패트릭은 문제의 홈런 볼을 이스트베이 은행 안전금고 속에 보관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야구팀이나 기타 여러 스포츠 단체들은 문제의 홈런 볼을 경매에 부쳐 나누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개진해 왔다.
홈런을 친 배리 본즈도 “가장 공평한 해결책”이라고 지지하고 있다.
패트릭측은 그런 제안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원 소유주라는 포포프측은 이를 “집안의 가보를 훔쳐간 도둑과 그 가보를 팔아서 똑같이 나누는 법도 있느냐”고 거절했다. 그는 이미 법적 비용으로 10만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인 기자> jungi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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