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당국서 범인 습성 파악하자
12번째 범행부터 패턴 바꿔 시도
물증 확보 안돼 수사관들 골머리
프랑스 경찰 “범인은 군사학교 자퇴생”
워싱턴인근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연쇄 저격범은 프랑스 서부도시 퀴키당의 군사학교를 다니다 지난 9월 잠적한 유고슬라비아 태생의 20대 청년일 가능성이 있다고 프랑스 경찰이 20일 밝혔다.
경찰의 한 대변인에 따르면 군사학교 동급생들은 2주전 프랑스 TV에 방영된 저격수의 몽타주를 보고 명사수였던 이 학생의 얼굴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이 자퇴생은 학교를 떠날 당시 친구들에게 캐나다로 갈 것이라고 말했으며 프랑스 당국은 이를 미 수사당국에 전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 수사관들은 몽타주 자체가 신빙성이 없는 목격자 진술에 근거해 작성됐기 때문에 이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입장이어서, 사건 해결에 도움이 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워싱턴 인근 연쇄저격사건의 범인과 수사당국간의 두뇌싸움이 치열하다. 수사관들은 결정적 단서가 될 범행습관을 잡아내려 안간힘을 쏟고 있고, 범인은 꼬리를 잡히지 않으려 되치기를 시도하고 있다.
지난 19일 버지니아주 애슐랜드에서 발생한 12번째 저격사건은 그동안 수사관들이 파악해 둔 범행패턴을 완전히 뒤집어 엎었다. 우선 19일이 토요일이기 때문에 저격범이 주말에는 범행을 저지르지 않는다는 ‘공식’이 깨졌다. 12번째 범행장소도 워싱턴 DC으로부터 85마일이나 떨어진 지점으로 이제까지의 행동반경을 벗어나 있다.
수사관들은 저격범이 언론에 보도되는 수사과정에 깊은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추론하고 있다. 범죄분석가들은 저격범이 주말에 범행을 저지르지 않은 이유를 가족의 눈을 피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짚었었다.
이같은 이론이 전해지기가 무섭게 범인은 19일 토요일에 12번째 범행을 저질렀다. 범행 초기 몽고메리 카운티 경찰 관계자들이 “학교는 안전하다”고 발표하자 곧 인근 프린스 조지스 카운티의 학교앞에서 13세 소년을 저격했고, 군 당국이 워싱턴 일대에 정찰기를 동원할 것이라고 발표하자 워싱턴에서 멀리 떨어진 인구 6,500명의 소읍으로 범행장소를 옮겼다.
또 주로 오전과 오후에만 범행을 저지르던 범인은 이같은 습성이 노출되자 범행습관을 바꿔 추적을 피하기 쉬운 밤에 활동하기 시작했다. 보스턴 노스이스턴 대학의 범죄학자 잭 레빈은 “한마디로 워싱턴 저격범은 대부분의 연쇄살인범과 달리 매우 치밀한 성격의 소유자”라고 결론 지었다.
수사관들은 또 12건의 저격사건이 발생하는 동안 이렇다할 물증이 발견되지 않아 골치를 앓고 있다. 확보한 것이라곤 범행 총탄과 차량에 대한 묘사 뿐 범인에 대해선 전혀 알려진 바가 없다. 수사당국이 지난 18일 자동차 대여사에서 범행차량으로 추정되는 흰색 밴을 발견해 수사 진전을 이루는 듯 했으나 밴에서 발견된 탄피가 범행에 사용된 총탄보다 구경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나 또 다시 막다른 벽에 부딪혔다.
수사관들은 그러나 범인이 사건현장에 전화번호와 메시지를 남겨 놓는 등 경찰과 대화를 원하는 경향을 보여 앞으로 단서가 잡힐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정아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