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살해 협박은 공포 분위기 조성 속셈
‘돈 요구 사례는 처음’범죄 전문가들도 경악
수사 당국 우롱하는 재미로 희열 느끼는 듯
범죄를 전문으로 연구하는 학자들은 워싱턴의 연쇄저격범이 어린이들을 무차별 사살하겠다고 위협한 것은 결코 놀라운 일이 아니지만 1,000만달러의 돈을 요구한 것은 예상밖의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보스턴 소재 노스웨스턴대학의 살인사건 분석 권위자 제임스 알랜 폭스 교수는 “범인은 공포에 사로잡힌 커뮤니티에 대한 자신의 통제력을 한 단계 강화시키려는 의도에서 어린이들을 사살하겠다는 협박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의 다른 연쇄살인범들도 공포감을 조장하는 자신의 힘을 확인하기 위해 이런 수법을 사용하곤 했다고 말했다.
한 예로 1960년대와 1970년대 북부 캘리포니아를 무대로 연쇄살인을 저질렀던 ‘조디액 킬러’는 “스쿨버스를 폭파시키겠다”며 경찰에 보낸 메모에 폭탄을 어떻게 설치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그림까지 그려놓았지만 이를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
폭스 교수를 비롯한 범죄문제 전문가들은 “연쇄살인범들이 심리적이거나 정치적인 요구사항을 내거는 경우는 있었으나 돈을 요구한 사례는 단 한번도 없었다”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더구나 처음부터 돈을 달라고 한 것이 아니라 일단 몇 건의 범행을 저지른 다음 돈을 요구했다는 점에서 전무한 케이스라는 지적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범인이 원하는 것은 돈 그 자체가 아니라 수사당국을 멋대로 갖고 놀면서 느끼는 희열일 것으로 분석했다.
뉴욕대학의 심리학자인 도로시 오트나우 루이스는 “저격범은 자신이 창조한 테러를 즐기고 있다며 “아이들을 살해하겠다는 협박이나 돈을 달라는 요구는 공포분위기를 강화시키려는 수작”이라고 못박았다.
그러나 연방수사국(FBI)에서 범인의 특성을 잡아내는 프러파일러로 활동했던 클린턴 밴 잰트는 “범죄자들중에는 시간이 흐르면서 진화를 하는 자들이 더러 있다”며 연쇄저격범 역시 당초의 범행의도에서 벗어나 공갈범으로 바뀌어가고 있는 것 같다”는 풀이를 내놓았다.
한편 노스웨스턴대 브루드닉폭력연구센터의 잭 레빈 소장은 범인이 남긴 메모와 경찰과의 교신 시도를 바탕으로 범인이 ▲알카에다와 같은 국제테러조직원이 아니며 ▲단독범행일 가능성이 높고 ▲살인 그 자체보다는 살인이 불러일으킨 결과를 즐기는 자로 추론했다.
국제테러조직원이라면 전화번호를 남기는 따위의 짓을 할 턱이 없고, 공범이 있는 연쇄살인의 경우 경찰과의 접촉을 시도한 적이 없었으며, 대개의 연쇄살인범들이 상대를 고문하거나 목졸라 죽이는 등 신체적 접촉으로 자신의 분노를 표출하는 것과 달리 원거리에서 저격을 하는 수법으로 보아 살인보다는 그로 인해 야기되는 공포감을 즐기는 자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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