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대통령 교민 간담회서 대화 통한 북핵 해결 강조
“해외동포 정체성 갖고 자기 일에 충실”격려도
시애틀을 방문한 김대중 대통령은 한반도가 다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어떤 일이 있어도 다시 전쟁에 휘말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북핵 위기를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대통령은 28일 저녁 숙소인 포시즌 호텔의 스패니시 룸에서 재외동포 간담회를 갖고 아·태 경제 협력제(APEC) 회의에서 한·미·일 정상이 ‘대화를 통한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노선에 합의, 한반도에 전쟁은 일지 않을 것이라며 전쟁 재발을 우려하는 한인들을 안심시켰다.
이날 김 대통령은 준비된 원고 없이 남북 관계, 한국의 경제와 한국의 미래, 그리고 교포 및 모국과의 관계에 대해 예정된 시간을 훨씬 넘긴 40여분간 상세하게 설명했다.
김 대통령은“남북 정상회담 등 한반도 분단 50년 역사상 남북관계가 가장 호전됐던 상황에서 갑자기 북핵 문제가 불거져 놀래기도 했고 또 분노하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무력으로 배제하거나 경제 제재는 위험하고 엄청난 희생을 유발시키므로 확고하게 확인시킬 수 있는 방법을 통해 핵 개발을 포기시키고 이에 상응하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대통령은 6·15 남북 정상회담 시 김정일 위원장에게“우리가 마음하나 잘못 먹으면 7천만 민족이 공멸하게 되고 우리가 맘 만 잘 먹으면 평화공존하며 나중에 통일될 것이라는 말에 김위원장도 적극 공감했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이어 한국이 이제 민주인권국가로서 인정받는 나라가 됐다며“임금·귀족·양반·일제통치·군사정권 등에 눌려 열등감과 패배의식이 팽배했던 국민들이 이번 월드컵 4강 진출로‘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는 계기가 됐다”고 지적했다.
“벌어먹고 살기도 바쁜데 임기 다 된 대통령 말을 듣겠다고 이렇게 많이 모여준 것도 ‘한국민’이기 때문이다...
“밥벌이는 미국서 하지만 모두들 조국과 민족을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싹수’있는 민족이다...
“‘타향살이 몇 해던가’만 읊조리지 말고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을 갖고 미국사회 시민으로 자기 일에 충실하면 그게 한국에 공헌하는 일이다”는 등 김 대통령의 뼈있는 우스개 소리에 참석자들이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김준배 한인회장은 “IMF 외환 위기 등 깊은 통찰력과 탁월한 영도력으로 세계 속의 대한민국으로 만든 김 대통령의 시애틀 방문을 환영한다”고 인사말을 했으며 임성준 외교 안보 수석이 APEC 정상회의 결과를 보고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260여명의 사회단체장 및 교민사회 인사들은 생각보다 대통령 건강이 좋아 보였으며 한인들의 마음속 깊이 감동 주는 연설이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80년대 초 민주화 운동을 벌이다 수감된 DJ를 구출하기 위해 데모도 하고 83년 워싱턴 대학 연설시 강당 대여료 등을 지원했던 홍승주씨는“시애틀 교민들에게 특별한 인연을 갖고 이곳을 방문해 준데 감사한다”며“연로해도 예전이나 지금이나 언변은 변함없다”고 말했다.
<김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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