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당 경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한인 비디오 대여점들이 잇따라 모임을 갖고 대여료를 종전 가격으로 환원키로 결의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잭슨하이츠, 엘머스트, 서니사이드 지역 8개 비디오 대여점들은 최근 열린 업주 대표 모임에서 과도한 덤핑 경쟁이 업계 존폐 문제로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대여료를 4일부터 일률적으로 현재 개당 1달러에서 종전의 1달러50센트로 인상키로 합의했다.
또 자율경쟁 제한 조치 등 비디오 대여료 안정을 위한 업소들의 실천 방안을 조만간 마련, 시행키로 했다.
플러싱 지역 13개 비디오 업주 대표들도 지난주 긴급 회의를 열어 과당 경쟁을 자제키로 결의하고 대여료를 적정 소비자 가격인 1달러50센트로 올리기로 원칙적인 합의를 봤다.
인상 시기는 업소들간의 논의가 완전히 마무리되는 이달 중순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서니사이드 소재 태광비디오 김종오 사장은 "그동안 비디오 업소들간의 제살깎기 경쟁이 이어지면서 업소 존폐 위기로까지 치닫고 있다"며 "업주들이 이에 공감, 최근 모임을 갖고 경쟁 자제와 대여료를 일률적으로 환원키로 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업소간 과당 경쟁으로 인해 현재 퀸즈지역 업소 90% 이상이 개당 대여료를 1달러로 낮췄으며 일부 업소는 75센트까지 내려 받고 있다.
이는 지난 80년대 중반 비디오 대여점이 처음 뉴욕에 상륙했을 때 개당 2달러를 받았던 것과 비교할 경우 오히려 가격이 인하, 최근 업계 전체의 수익 기반이 급속히 무너져 왔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업계는 인플레이션과 인건비 및 비디오 테입 저작권료 인상 등을 감안하면 적정 소비자 가격은 최소 2달러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비디오 대리점업계의 대여료 인상 조치는 가격 담합 행위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플러싱에 거주하는 박원호(41)씨는 "비디오 업소들의 사정은 이해하지만 자율방식이 아닌 업주들끼리 모여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소비자들을 배제한 가격 담합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김노열 기자>
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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