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자의 눈
▶ 정지원 <취재부 차장대우>
매년 이맘때면 한국과 미국 신문의 가장 큰 차이점을 느낄 수 있다.
뉴욕 타임스에서부터 플러싱 타임스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거의 모든 신문들은 선거철 때마다 특정 후보를 공식 지지(Endorsement)하는 사설을 게재한다. 신문사들은 언론사 입장에서 보는 각 타운이나 도시, 주, 또는 국가의 가장 적합한 대표를 당당하게 지지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지지하는 후보를 위해 지면을 더 많이 할애하거나 취재 기사의 방향이 결코 편파적이지는 않다. 그만큼 공정한 보도에 자신이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한국 신문은 전통적으로 ‘공식적’인 정계 후보 지지를 하지 않는다. 같은 맥락에서 한인사회와 유대인 사회를 한번 비교해보자. 매년 선거철이 되면 유대인 사회, 특히 전통 유대인 사회에서는 랍비의 결정에 귀를 기울인다.
랍비는 유대인 사회에서 볼 때 어떤 후보가 가장 적합한 지를 신중하게 고려한 뒤 후보 지지를 발표하고 대부분의 유대인 유권자들은 랍비의 결정에 따른다. 이것이 바로 미 정치인들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유대인 ‘몰표’의 힘인 것이다.
지난 수년간 여러 단체들과 언론의 홍보로 뉴욕의 한인사회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유권자 수를 확보하게 됐다. 물론 아직까지 훨씬 더 많은 유권자 배출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서서히 한 단계 더 발전한 정치력 신장을 꾀해야 된다. 그것은 바로 한인사회에 적합한 후보를 공식적으로 지지하고 그를 당선시킨 뒤 그가 우리에게 약속한 공약을 실행에 옮기도록 만드는 것이다.
‘몰표’는 민주주의 사상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폄하할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사회는 숫자적으로 열세에 있는 이민사회이다
매일 하는 말이지만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라는 얘기는 바로 타국에서 생활하는 이민자들에게 가장 뼈아프게 해당되는 말이다.
유대인 사회에서 랍비가 지지 정치인을 결정한다면 우리는 그 역할을 누가 맡아야 할까. 그것은 종교 지도자, 한인 회장을 비롯한 각 단체장 혹은 특별한 직위는 갖고 있지 않지만 존경받는 개인 등이 될 것이다.
누구든 우리 한인들의 정치적 힘을 한 곳에 모을 수 있는 인물이 하루빨리 출현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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