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교 학부모들에게 "자녀를 한국학교에 보내는 목적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대부분의 대답이 "아이들이 한국말을 배워서 가족 간에 대화를 잘 할 수 있게 하기 위하여 학교에 보낸다"고 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한국 아이들과 어울려 하루를 즐겁게 놀게 해 주기 위해서"라고 대답하는가 하면 또 어떤 이들은 "대학 진학시 제2외국어(SAT II)를 한국어로 선택하기 위해서 한국학교에 보낸다"고 한다. 자녀를 가진 부모들의 입장에서 볼 때 모두가 지당한 답변이다.
한국 아이들이 한국말과 생활 습관을 배워서 가족의 동질성과 생활 습관을 같이 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한민족이라는 것은 언어와 습관, 풍습이 같아야만 같은 민족이라고 할 수 있지 언어나 생활 풍습이 다르다면 그것은 한민족이라고 말 할 수 없다. 이런 점으로 보아 부모와 자식간에 언어, 생활 습관을 같이 한다는 것은 가족의 울타리를 튼튼하게 만드는 끈이 된다.
나는 아이들을 한국학교에 보내는 목적을 언어나 풍습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아이들에게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깨우쳐주고 그들로 하여금 자신의 정체성(Identity)을 심어주고 그들로 하여금 언제 어디서나 자신 있게 ‘나는 한국인’이라고 대답할 수 있는 미국 속의 한국인으로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자녀들을 한국학교에 보내는 목적을 3가지로 집약할 수 있다. 첫째로 자녀들이 한국말을 듣고, 말하고, 읽고, 쓸 수 있는 기초 능력을 배우기 위해서 학교에 보내야 한다. 사람이 가까워질 수 있고 부모 형제간의 애정과 우애를 돈독하게 하는 것도 대화다. 말속에는 감정이 잇고 색이 있고 표정이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 사람의 말속에서 상대방의 사상, 감정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것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곳이 바로 한국학교다.
둘째로 자녀들로 하여금 우리의 부모는 어느 나라 사람이며 어떠한 환경 속에서 살아 왔으며 미국에서 어떻게 살고 있는 지를 이해시키는 일이다. 오늘날 미국 속에서 부모와 자녀들 간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자녀들이 부모와 서로 생활 양식과 습관, 풍습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미국 생활 속에서 가장 힘든 일이라고 한다. 솔직히 말해서 우리는 2개의 문화, 즉 먹고, 쓰고, 살아가는 가치관이나 상대방을 보는 관점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이곳에서 자란 자녀들은 부모의 행동이 자기의 판단 기준에 맞지 않기 때문에 가정적인 불화가 일어나게 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그런 점으로 보아 학교에서는 우리 민족의 역사, 가정윤리, 충, 효, 예, 상하 관계 등을 아이들에게 이해시킴으로써 아이들로 하여금 자기의 부모를 이해하는데 커다란 도움을 줄 수 있게된다.
셋째로 한국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목적은 제2외국어로 한국어를 선택하게 하여 좋은 성적을 얻게 하는 것이다. 한국어는 1995년 5월 10일 미국 대학 위원회에서 9번째 외국어로 SAT II로 승인 아 1997년 11월에 처음 실시되어 지금까지 6년째 실시되고 있는데 매년 응시자가 늘고 성적도 향상되고 있다. 한국어가 미국 대학 진학의 제2외국어로 선정됐다는 것은 한국 경제가 그만큼 성장했다는 것과 더불어 과학 기술이 세계적 수준에 돌입했다는 좋은 증거이기도 하다. 특히 한국의 World Cup 이후 외국인 학생들이 한국어에 관심을 갖고 많은 학생들이 응시(11월 2일 SAT II 실시) 했다는 것은 곧 한국어가 세계 공용어로 돌입했다는 좋은 예가 된다(SAT II 승인 외국어: 독일어, 불어, 서반아어, 이태리어, 현대 히브리어, 라틴어, 일본어, 중국어, 한국어 등 9개 언어 매년 실시)
현재 북가주 지역에는 13개 한국학교와 40여 개의 교회 한글학교가 있지만 학부모들이 바라는 만큼 자녀들의 한글교육이 향상되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 이유는 미국에서 살면서 미국식 교육 방법도 아니고 한국식 교육 방법도 아닌 독특한 교육이론과 교사의 경험과 지식을 토대로 학생을 가르치기 때문에 빠른 진도가 나타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1년, 2년 먼 장래에는 반드시 한글 교육을 받은 성과가 자녀들에게 나타난다는 것을 믿고 꾸준히 인내하며 자녀를 학교에 보내기를 바란다. 우리의 선현들은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하는 것도 바로 미래를 보기 위한 투자라는 뜻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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