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호범(워싱턴 주상원), 최석호(어바인 교육위원), 실비아 룩(하와이 하원의원) 당선
미국 공화당이 5일 실시된 상하원 중간선거에서 원내 과반수 의석을 모두 확보, 양원을 장악한 가운데 그레이스 데이비스 현주지사가 예상밖으로 선전한 빌사이몬 후보를 누르고 캘리포니아 주지사에 재선됐다.
또 주 전체 발의안중 애프트스쿨 프로그램 지원안(발의안 49)은 통과됐으나 투표와 등록을 동시에 하는 안(발의안 52)은 부결됐다.
샌프란시스코 카운티의 경우 바트개선안(발의안 BB)과 저소득층 현금 이외의 지원안(발의안 D)은 통과했으나 PG&E 공공화 발의안(발의안 D)는 부결됐다.
알라메다 카운티는 오클랜드 경찰증원안(발의안 FF), 바트개선안(발의안 BB), 세입자보호안(발의안 EE)은 통과된 반면 캐스트로 밸리 자치도시 구성안(발의안 Q)과 버클리 커피 공급안(발의안 O)는 무산됐다.
산타클라라카운티의 캠브리안 학교 지원안(발의안 G)은 주민들이 지지를 받아 통과됐다.
콘트라코스티카운티는 바트개선안(발의안 BB)와 사업세 증가안(발의안 D)이 모두 통과됐다.
이번 중간선거에 나선 한인후보들은 희비가 엇갈렸다. 민주당 후보로 나선 신호범 워싱턴주 상원의원은 개표 초반부터 리드, 재선됐고 두 명을 선출하는 어바인 통합교육구 교육위원 선거에서도 최석호 현 위원이 재선됐다. 또 하와이주 하원의원 3선에 도전한 민주당의 실비아 장 룩 후보도 무난히 승리했다.
그러나 하와이주 최초의 아시안 주하원의원이었던 민주당의 재키 영 후보와 가든그로브 시의원에 도전했던 박동우 후보는 당선되지 못했다.
이밖에 하와이주 11지구 주상원의원 공화당 후보로 출마한 최경환씨와 뉴저지주 팰리세이즈팍 시의원 선거에 3번째 도전한 공화당의 데이빗 정 후보는 현격한 표차로 완패했다.
민주당의 데이비스 주지사는 47.4% 지지지를 얻어 42.4%를 획득한 사이먼 후보를 누르고 승리를 확정지었다. 사이먼 후보는 개표 초반 한때 데이비스 주지사를 앞서며 미 전국에서 불고 있는 공화당 선풍을 타는 듯 했으나 대도시에서 패배하면서 뒷심 부족으로 아깝게 패배했다.
한편 상원 선거는 6일 오전 8시 현재 집권 공화당이 22석을 확보, 상원 전체 100석 중 과반을 넘는 51석을 차지해 다수당 지위를 탈환했다. 민주당은 10석을 확보, 46석에 그쳤다. 접전중인 나머지 2석은 민주당 승리가 예상된다.
하원선거에서는 공화당이 과반 의석 수인 218석을 훌쩍 뛰어넘어 226석을 차지해 204석에 그친 민주당을 여유 있게 누르고 완승을 거뒀다. 하원 전체 435석 중 나머지 4석은 이날 8시 현재 당선자가 가려지지 않고 있다.
주지사 선거에서도 공화당이 26개 주를 차지해 19개 주에서 승리한 민주당에 우위를 점한 가운데 5개 주에서 양당 후보가 경합하고 있다.
한편 부시 대통령과 앨 고어 전 민주당 대선 후보 간의 대리전 양상을 보여 최대 관심지였던 플로리다에서는 부시 대통령의 친동생인 공화당의 젭 부시 현 지사가 무난히 재선에 성공했다.
이같은 공화당 압승에 따라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향후 정국 주도권을 잡고 오는 2004년 대통령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안병선 편집위원>
부시, 중간선거 집권당 의석 추가 이변
중간선거 결과 상보
◆공화당 압승= `화요일의 결전’으로 불린 이번 중간선거 결과는 부시 대통령의 압승으로 끝났다고 방송들은 일제히 논평했다. 지난 1세기 동안 집권당이 중간선거에서 하원 의석을 늘린 것은 사상 세번째이고, 상원에서는 20년 만에 처음이다.
이로써 부시 대통령의 공화당은 집권당의 중간선거 고전 징크스를 말끔히 털어냄과 동시에 68년 만에 중간선거에서 상하 양원 의석을 동시에 늘린 첫 정당으로 기록됐다.
부시 대통령은 중간선거 승리의 여세를 몰아 이라크를 겨냥한 대 테러전쟁 확전 및 대북 강경정책 등 보수우익 강성의 `부시 외교’ 기조를 더욱 구체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시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개표결과를 지켜본 뒤 "선거결과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상원 다수당 지도자가 유력한 트렌트 로트 의원은 부시 대통령의 적극적인 선거 캠페인을 승인으로 돌리고 향후 감세안을 비롯한 부시 행정부의 기존 정책들을 즉각 행동에 옮겨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공화당 의원들은 "부시 대통령의 지도력에 대한 국민투표"에서 승리한 것이라며 자축했다.
민주당은 선거 완패로 향후 정국운영에서 수세에 몰리게 됐으며 2004년 대선정국을 앞두고 예비주자들간 후보 판도에도 적잖은 변화가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상원= 전체 100석 중 3분의 1인 34석을 개선하는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은 22석을 휩쓸었고 민주당은 10석을 차지하는데 그쳤다.
공화당은 밥 돌 전 공화당 대통령 후보의 부인 엘리자베스 돌 여사가 노스 캐롤라이나에서 당선 소식을 전하면서 다수당 탈환의 교두보를 확보했다. 백중접전 지역으로 꼽힌 미주리에서는 짐 탤런트 후보가 민주당의 진 카네헌 현 의원을, 조지아에서 색스비 챔블리스 후보가 민주당 현역 맥스 클리랜드를 잇따라 누르는 기염을 토했다. 뉴햄프셔에서도 존 수누누 후보가 당선됐다.
놈 콜먼 후보는 비행기 사고로 사망한 폴 웰스턴 의원을 대신해 출마한 민주당의 월터 먼데일 전 부통령을 접전 끝에 눌렀다.
공화당은 모두 7명의 새 상원의원을 탄생시킨 반면 민주당은 아칸소에서 주 법무장관인 마크 프라이어 후보가 팀 허치슨 현 의원을 누르고 유일하게 공화당 현역의석을 빼앗는데 만족해야 했다.
루이지애나에서는 민주당 현역 매리 랜드류 의원이 이겼으나 과반을 확보하지 못해 주 법에 따라 오는 12월7일 결선투표를 치르게 됐다. 상원에서는 사우스 다코타주가 유일한 경합지역으로 98% 개표가 진행된 상황에서 양당 후보가 1천300표 내외로 맞서고 있다.
중간선거 전까지 상원 의석분포는 공화, 민주 각당 모두 49명, 무소속 1명, 공석 1명이었다.
◆하원= 전체 의원 435명을 개선하는 하원 선거에서 민주당이 다수당을 탈환하기 위해서는 7석을 되찾아와야 했으나 결과는 공화당의 손쉬운 승리로 끝났다. 공화당은 하원선거에서 5번 연속 승리하는 기록을 세웠고 데니스 해스터트 하원의장의 3기 연임도 확실시된다.
역대 하원 중간선거에서 집권당은 평균 30석 안팎을 상실하는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이번에는 공화당이 과반 확보에 필요한 218석보다 무려 8석이나 많은 226석을 획득하며 민주당에 보란듯이 완승을 거뒀다.
공화당은 8선의 코니 모렐라 의원이 메릴랜드에서 패배해 상흔이 없지는 않았으나 코네티컷의 낸시 존슨, 미시시피의 찰스 피커링 등이 민주당 현역의원을 제압하는 이변을 연출하며 승리에 기여했다.
중간선거 전 하원 의석분포는 공화 223명, 민주 208명, 무소속 1명, 공석 3명으로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었다.
◆주지사= 공화당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기존 판도가 그대로 유지됐다. 50명의 주지사 중 36명을 개선하는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은 남부를 휩쓸다시피 한 반면 민주당은 중서부 지역에서 공화당의 아성을 일부 무너뜨려 서로 타격을 주고받은 셈이 됐다.
최대 관심지역인 플로리다에서는 공화당의 젭 부시 현 지사가 민주당의 빌 맥브라이드 후보에 낙승을 거둬 무난하게 `수성’에 성공했다. 조지아주에서는 공화당의 소니 퍼듀 전 상원의원이 로이 바네스 현 지사를 누르고 무려 130년 만에 주 행정부를 탈환했다. 하와이주에서는 공화당 린다 링글 후보가 근소한 차로 앞서고 있어 하와이의 첫 여성 지사로 취임할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은 조지 파타키 현 지사의 뉴욕을 비롯, 텍사스, 로드아일랜드, 매사추세츠 등에서 자리를 지켜냈고 조지아와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는 민주당의 현역지사들을 몰아냈다.
반면 민주당은 일리노이와 미시간, 펜실베이니아에서 공화당의 장벽을 무너뜨리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케네디가(家)의 첫 주지사 꿈에 부풀었던 캐슬린 케네디 타운젠드(로버트 케네디 전 상원의원의 맏딸) 후보는 공화당의 로버트 얼리히 후보에 고배를 들어 40년 만에 메릴랜드 주지사를 공화당에 내주고 말았다.
중간선거 결과 해설
미국민은 ‘안정’을 택했다
’경기침체’ 불만 불구, 부시에 손들어 줘
"안정이냐, 견제냐 아니면 현상유지냐?" 미국 국민은 5일 실시된 중간선거에서 안정을 선택했다.
이른바 "슈퍼 화요일의 결전"에서 미국 국민은 집권당 견제나 여야 균형의 현상유지 대신 집권 공화당에 안정세를 실어 여대야소 정국을 만들어주었다. 미국 국민은 조지 W 부시 대통령 임기 중간에 실시된 ‘화요일의 결전’에서 재선을 노리는 부시 대통령에게 정치적 승리를 안겨준 셈이다.
일부 주요 언론매체들과 선거 전문가들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 민주 양당이 상하원을 균점할 것으로 전망했다는 점에서 부시 대통령의 양원 장악은 적으나마 이변으로 간주된다. 부시 대통령의 양원 장악은 과거 역대 중간선거 결과가 집권당에 대부분 불리했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워싱턴 포스트 등 주요 언론매체는 이번 선거의 "실제 후보는 부시 대통령"이라며 중간선거 승패는 바로 부시 대통령의 정치적 명운과 직결된다고 내다봤다. 부시 대통령은 이번 중간선거 승리로 향후 정국 운영의 주도권은 물론, 오는 2004년 대선가도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계기를 잡게됐다.
동시에 부시 대통령은 지난 2000년 대선에서 앨 고어 전 민주당 대통령 후보와의 개표소동 끝에 "법선(法選)대통령"으로 당선한 오명을 벗고 자신에 대한 정통성시비를 잠재울 수 있게 됐다.
지난해 9.11 테러 충격에서 아직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미국 국민 대다수는 이번 중간선거에서 `전시 지도자’로서 위상을 굳힌 부시 대통령을 지지함으로써 "전시에는 말을 갈아타지 않는다"는 말을 표심으로 그대로 대변했다.
다시 말해 미국 국민은 9.11 테러 참사와 뒤이은 테러전 승리, 비상시국 운영, 이라크를 겨냥한 테러전 확전 다짐 등 비상시 정책을 수행하는 부시 대통령에게 다시 한번 힘을 실어준 셈이다.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의 최대 이슈로 쟁점화한 부시 행정부의 경제실정 등 경제현안에 대한 불만을 직접 표출해 부시 정권을 심판하지 않고 대신 이를 잠정 유보한것으로 평가된다. 미국 국민은 정권에 대한 심판을 오는 2004년 대선으로 다시 넘겼다고 할 수 있다.
민주당은 상원에서 명실상부한 다수당을 장악해 부시 대통령에게 일격을 가하고 2004년 대선고지를 선점키 위해 당력을 집중했다. 앨 고어 전 민주당 대통령후보를 비롯해 빌 클린턴 전대통령, 상원지도자 토머스 대슐 의원, 하원 지도자 리처드 게파트 의원 등 민주당 지도부는 사우스 다코다, 뉴 햄프셔, 아칸소, 미네소타, 미주리, 콜로라도, 텍사스 주 등 접전지역을 순회하며 공화당 후보를 집중 공략했다.
결과는 부시 대통령의 상원 다수당 재장악으로 끝이 났다. 부시 대통령은 이번 선거 결과에 "만족한다"고 논평했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의 역사를 새롭게 쓴 날"이라고 국민의 선택을 평가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의 앞날에는 이라크전 향배를 비롯해 향후 정국 변수 및 경기침체 등 경제현안 등 난제가 산적해 있다.
더구나 미국은 전통적으로 다수횡포와 권력집중을 혐오한다는 점에서 언제 미국 국민의 표심이 표변할 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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