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발트 빛 가을 하늘은 미뤄 둔 그리움이다
멍든 마음 뚝뚝 흘려 퍼렇게 얼룩진 치맛자락이다.
가랑잎 흩날리는 이 가을 날, 오늘같이 날씨 좋고 커피 향이 그리운 날엔 물을 올려놓고 창 밖의 떨어지는 낙엽을 바라보며 수사네룬뎅의 바이올린 연주 꺎營탔 소중한 사람(Jeg Ser Deg Sote Lam) 그 잔잔하고 슬픈 갈매빛 음률을 듣고 있노라니 물보다 그리움이 먼저 끓어오른다.
주전자엔 차 한잔의 물이 끓고 나는 그리움에 멍든 눈으로 고국의 그 코발트 빛 가을하늘 속 추억 한 자락을 찾아 잠시 헤매다 이내 두손으로 마른세수 한번하고는 향기 그윽한 헤즐넛 커피한잔 마시고 산호제의 작은 서점에 간다. 기실 서점이랄 것도 없는 것이 절반이 넘게 종교서적들로 꽉 차여 있고 나머지는 잡지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곳에서 잡지들 틈바구니에 끼여 있는 몇 권 안 되는 시집들 속에서 임화, 정진규, 감태준의 시집을 옆구리에 끼고 이 책 저 책을 뒤적거리다 책제목에 이끌려 시집 한 권을 펴봤더니 바로 그곳에 아, 이게 웬일 거기에 내 유년 시절, 아련한 기억 속에 황순원의 꺖女け?속의 소년 같았던 눈빛 맑고 고운 그가 있었다.
꺘틘㎢牟 불륜 열 번째의 시동인지 속에 바로 그가 있었다. 비록 두 편 밖에 안 되는 짧은 글이라 아쉬웠지만, 이 먼 곳까지 와서 나를 기다려준 그의 시가 무척이나 고마웠다.
얼마나 반갑고 기쁜지 꼭 이 먼 낯선 미국 땅에서 그를 만난 느낌, 그 반가움을 말로 글로 이루 다 표현할 수 없으나 문 득, 작년 여름 우연한 20년만의 만남에 대어를 꿈꾸었으나 잔챙이 밖에 못되었다며 우울해하며 다른 친구들 틈 속에서 술만 마시던 그가 개화산 상수리나무에 기대어 황량한 김포 벌 내려다 볼 그의 우수에 찬 깊은 눈 생각하니 반가움은 스러지고 어느새 가슴 한쪽이 아리어 오는데.....
그는 알까?
그 무엇인가를 누군가에게 물질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실질적으로 주지 않아도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렇게 큰 기쁨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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