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자의 눈
▶ 장래준 <취재부 차장대우>
연말을 맞아 각종 행사 및 모임이 많아지고 있다. 참석자들 대부분이 생업에 종사하는 관계로 바쁜 틈을 쪼개다 보니 아무래도 점심 또는 저녁 식사에 맞춰 행사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다 보니 행사마다 항상 선택의 갈림길이 요구된다. ‘행사를 시작할까’ 아니면 ‘식사부터 먼저’라는 두 가지다.
최근 뉴저지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 일어난 일이다. 원래 오후 7시 예정된 행사였는데 한 참석자가 ‘식사부터 먼저’라는 제안을 하는 바람에 결국 한시간 반이나 늦은 오후 8시30분부터 세미나가 열려 1시간 뒤에 끝났다. 결국 당초 목적인 세미나를 1시간 진행하기 위한 전초전으로 ‘식사’를 1시간30분이나 해야 했다. 이런 상황은 대부분의 한인 행사에서 비슷하게 벌어지고 있다.
이유는 두 가지다. 행사시간이 식사 때와 겹치는 것이 그 한가지이고, 자리에 늦게 오는 참석자들을 배려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이유가 두 번째다.
’식사부터 먼저’가 꼭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폐단은 많다. 행사 지연은 물론이고 질펀하게 테이블에 늘어놓은 음식 그릇과 함께 행사가 진행되기 일쑤다. 심지어 뒤늦게 도착한 참석자들에게 음식을 주문 받아서 서비스를 하고 빈 그릇을 치우는 종업원 때문에 주의가 산만해지기도 한다.
한 한인단체 관계자는 "앞에서 열심히 회의를 진행하고 있는데 한쪽 테이
블서는 음식을 먹고 있고 종업원들은 왔다갔다하면서 서빙을 하다보면 아무래도 방해가 된다"면서 "당초 모임 목적이 식사 등을 위한 파티라면 모르지만 회의 등은 다른 진행 방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러면 어떨까. 다소 번거롭더라도 식사가 제공되는 행사라면 주최측에서 행사와 식사의 시간을 정하는 것이. 예를 들어 ‘저녁 식사는 7~8시30분, 세미나는 8시30분~9시30분’이란 식으로 말이다. 참석자들은 자신들의 시간적 여유와 상황에 따라 대처할 수 있고 주최측은 보다 원만하게 행사를 진행할 수 있지 않을까.
다른 식사 약속이 있는 사람은 두 번의 식사를 피
할 수 있으며 적어도 식사와 함께 진행하는 회의만큼은 없앨 수 있지 않을까. 우리 모두 한번 생각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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