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발표에 따르면 미국인 성인 가운데 65%가 비만증에 걸려 있다. 세 사람 중 두 명 꼴이니 가히 미국은 뚱보 천국이라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다. 더욱 심각한 것은 전체 인구에서 뚱보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점점 증가추세에 있다는 점이다.
이런 추세라면 2030년엔 미국인 모두가 뚱보로 변할 판이다. 하이웨이를 달리는 차 속의 사람수가 과거 30년간의 추세로 줄어든다면 언젠가는 무인 자동차가 질주할 것이라며 호들갑 떤 사람이 있었다. 걱정도 팔자다. 마찬가지로 이런 추세라면 홀쭉이가 완전 자취를 감출지 모른다는 예상도 빗나갈 것이 분명하다. 그래도 백화점 같이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보면 확실히 남녀 가릴 것 없이 뚱뚱보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뚱보 문제 전문가들은 키·나이·성별을 고려한 적정 체중에서 30파운드 이상 넘으면 뚱뚱보(obese)로, 10~30파운드 넘으면 뚱보(overweight)로 분류한다. 미국 성인 1억2천만명이 뚱보 급 아니면 그 이상에 속한다. 한 세대 전 만해도 뚱뚱보 수는 성인의 15%밖에 안됐으나 지금은 31%로 배 이상 늘어났다. 나이별로는 60대에 가장 많아 남자 38%, 여자 43%가 이 체급에 속한다. 연령과 관계없이 여자가 남자보다 뚱보 수가 더 많은 것도 특징이다. 남자는 인종간에 비만 인구비율이 큰 차이가 없지만 여자는 흑인은 50%가 넘고 백인은 30%밖에 안 되는 등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흥미로운 점은 80대 연령층에서는 비만인구 비율이 눈에 띄게 감소한다는 사실이다. 이는 80대 노인들이 갑자기 운동이나 식이요법을 실천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 이 두 가지를 게을리 한 사람들이 세상을 떴음을 의미하는 터일 것이다.
비만이 왜 가장 흔한 현대병인가? 말할 필요도 없이 칼로리 섭취량이 소모량에 비해 훨씬 높은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일반인이 정상활동에 필요한 하루 열량은 2,500칼로리일 뿐이다. 패스트푸드 식당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주문하는 점심메뉴 중 하나인 베이컨 버거-프렌치 프라이-소다의 콤보 한 끼 만해도 2,300 칼로리나 돼 거의 일일 필요량을 채울 수 있다. 1990~2000년 사이에만 개인별 음식 소비량이 8%나 늘었다. 이를 음식무게로 따지면 10년 새에 사람마다 평균 140파운드(성인 몸무게)씩 더 먹어 치운 셈이다. 같은 기간동안의 운동량은 거의 불변이었으니 그 초과 열량이 어디로 갔겠는가?
인간은 자기 자신의 의지력 빈곤을 항상 남의 탓으로 돌리고 그들을 나무란다. 다이어트와 운동은 현대인이 가진 가장 큰 두 강박관념이다. 그리고 건강상식의 보급이 어느 때보다도 광범위하다. 그런데 왜 더 먹기 경쟁에라도 나온 사람들처럼‘더 많이’먹어야 하는지 실로 불가사의가 아닐 수 없다.
“거기에 산이 있기 때문에 오른다”는 어느 등산가의 명답처럼 “상위에 음식이 있기 때문에 먹는다”는 어리석은 대답 속에 의외로 많은 진리가 담긴 것 같다. 현대인의 천박한 문화 가운데 하나는‘싼 게 비지떡’이 아니고‘같은 값이면 많이’가 아닐까? 우리도 모르게 값이 다소 헐한 것 같이 생각되면 필요 이상으로 사제끼고 자학의 지경에 이르기까지 허비하는 것은 아닌지…세븐-일레븐 편의점에선 37%만 더 내면 들기조차 힘든 4배가 더 큰 음료수를 살 수 있고,‘시나본’빵 가게에서는 설탕으로 뒤범벅해 거울처럼 반짝거리는 빵을 48센트만 더 주면 보통 사이즈보다 3배나 더 큰 것으로 가질 수 있으며, 맥도널드에선 87%만 더 지불하면 3배나 많은 양의 기름투성이 프렌치 프라이를 준다. 사람들이 소위‘수퍼 사이즈’로 유인되는 길이 너무 많고 넓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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