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저 준 떡도 못 먹는다’는 말이 있다. LA 한인타운 내 경찰서 설립을 바라보는 한인들의 태도가 바로 여기 해당되는 것 같다.
LA시 주민들은 경찰서 신설 필요성을 인정하고 프로포지션 Q를 통과시켜 이미 재원을 마련해줬다. LA에서 가장 범죄가 높은 곳은 사우스센트럴을 제외하면 코리아타운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럼에도 지난번 준 경찰서를 세운다는 명목으로 수십만 달러를 걷어 흐지부지 낭비하고는 한인 사회 지도자들이나 LA시 정치인들 사이에서 한인타운 범죄 퇴치를 위한 아무런 조치도 없는 형편이다.
미국 대도시 범죄가 줄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LA는 작년부터 범죄가 늘고 있다. 올 들어 지금까지 갱 관련 살인만 작년 전체보다 많다. 제임스 한 LA 시장이 뉴욕 범죄 퇴치의 주역 윌리엄 브래튼 전 뉴욕 경찰국 장을 영입한 것도 더 이상 이를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브래튼 경찰국장의 “한인타운에 경찰서 신설 계획이 없다”는 발언은 납득하기 힘들다. 경찰 당국은 “’계획이 없다’는 발언은 장소확보 등 세부 계획이 없다는 뜻이지 경찰서 설립 자체가 무산됐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해명하고 있으나 듣기에 따라서는 LAPD가 한인타운 방범에 무관심한 것처럼 들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경찰도 문제지만 이와 관련한 한인사회의 반응은 더욱 한심하다. 치안은 한인타운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 가장 중요한 이슈의 하나임에도 누구하나 발벗고 나서는 사람이 없다. 유태인 커뮤니티에서 부지까지 내놓고 경찰서를 세워 달라고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것과는 너무 대조적이다.
한인 커뮤니티는 LA 시의원 선거가 있을 때마다 정치인들에 가장 헌금을 많이 하는 곳의 하나다. 그러면서도 리커 라이선스를 따내는 것말고는 시로부터 별다른 혜택을 받지 못해 왔다. 타운 내 경찰서 설립은 한인 전체의 이익이 걸린 공동 관심사다. 예산까지 책정돼 있는 사업을 아무 목소리도 내지 못하고 다른 커뮤니티에 빼앗긴다면 주류 사회에서 한인들의 위상이 실추되는 것은 물론이고 타운 발전에 큰 마이너스다. 이번에야말로 한인 사회가 한데 힘을 합쳐 뭔가를 보여줘야 할 때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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