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길을 나는 오늘도 어김없이 지나간다. 아이들을 픽업하기 위해 설레는 마음으로 그길에 들어선다. 85번 프리웨이를 북쪽으로 타고 가다 프리먼에 내려서면, 펼쳐지는 국립공원 진입로같은 그길을 나는 오늘도 들어선다. 로스 알토스로 들어서는 웨스트 프리먼 약1.5마일. 인공의 손길을 최소한으로 자제하고 포장된 그 길에 들어서면 전형적인 서부의 오래된 마을을 만난것 같은 착각(?)이 들곤 한다. 하늘이 보이지 않을 만큼 서로 휘감듯이 얽혀 있는 나무터널이며, 그 터널사이로 옛 추억을 감추고 줄을 이은 고가들이며, 뭔가 전통이 서려있을것 같은 도로표지판들이 아주 잠시잠깐이라도 지친 나를 포근히 감싸주곤한다.
그 터널사이로 드러나는 나의 아이들, 3학년이 되면서 훨씬 의젖해지고 생각이 깊어진 딸아이, 유치원에 들어가면서 "나혼자 해볼께요"하며 뭐든지 스스로 시도해보려고 하는 아들아이, 오늘하루 어떻게 지냈을까?
나 어릴 적에는 도심지에 살면서 교외에 위치한 사립학교로 버스 통학을 했었다. 가끔 아버지께서 자전거를 타고 데리러 오시는 날엔 학교앞 논밭 사이를 시원하게 가로지른 미류나무 숲을 지나곤 했었다. 아버지와 단 둘이 미류나무 오솔길을 걸어 나오는데 너무나 기분이 좋았다. 언니나 동생들을 제치고 아버지를 혼자 차지했다는 그 느낌이 너무 좋았다.
그 황홀함(?)에 도취되어 있는 나에게 아버지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곤 했었다. " 사람은 순리대로 살아야 하는거야. 하나님이 각자에게 주신 역할대로 최선을 다해 살아 가는거야. 남의 땅 욕심부리지 않고 여기 우뚝 서있는 미류나무처럼, 저기 벼가 익으면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는 것처럼 말이다. "
‘남이 나보다 약자다’싶으면 아무말이나 내뱉고 행동하는 사람들사이에서, 도전(?)이라는이름으로 내밭인지 남의밭인지 분별없이 차지하며 살아가는 경쟁시대에, 나는 나의 아이들에게 자신들이 해야할 일에 최선을 다해 성취하는 기쁨을 어떻게 가르쳐 쥐야 할까? 삶의 아름다운 승자는 고개숙인 익은벼의 모습이라고 어떻게 설명해 쥐야 할까?
나는 오늘도 어김없이 이길을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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