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이란 말만 들어도 즐거운 단어다. 주는 선물도 기쁘고 받는 선물도 즐겁다. 특히 어린이들에게는 더없이 눈이 반짝 뜨이는 말이기도 하다. 엄마가 생일 때나 명절 같은 때 예쁘게 정성들여 포장한 선물, 예쁜 카드에는 사랑한다는 한마디 글이 어린이들에게는 말할 수 없는 기쁨이다. 그 내용이야 어떻든 간에 받는 기쁨, 풀어보는 기쁨, 무엇인가 궁금한 기쁨. 이런 것들이 호기심에 차 있는 아이들에게는 아름답고 즐거운 추억이 된다. 그럼에도 우리 부모들은 바쁘다는 이유로 아이들에게 돈 몇푼 쥐어 주고 그들에게 소홀히 하지는 않는지?
옛부터 선물이란 신세를 진 사람이 신세를 갚는 뜻에서 주는 선물도 있고, 웃어른에게 명절 같은때 드리는 선물들은 “정성이 담긴 마음"으로 드리는 것이 ‘선물’이었다.
한국에서는 옛날에도 물론 뒷거래 뇌물형 선물도 없지는 않았지만, 지금처럼 공공연히 평생 들어 보지도 못한 “떡값"이니 뭐니 하면서 정치인으로부터 일반인까지 “돈 선물"이 판을 치는 세상에 산다. 그 범위가 천문학적 숫자로 올라가는 소식을 들으면서 옛날 생각이 절로 난다.
50년, 60년 전에는 선물이라고 해도 명절 때가 되면 가장 큰 선물은 쌀 한가마니나 사과 한괘짝이 고작이였다. 그런것도 아무나 할 수 있는 시대도 아니었다.
선물은 선물답게 주고 받는 것이지 그것이 뇌물성을 띄는 고가의 선물은 선물 가치도 없는 것이다. 서로 기쁨을 주고, 부담을 주지 않는 아름다운 마음의 선물이 정성이 담긴 선물이다.
그 옛날 나는 아이들이 어렸을 때 성탄절이 오면 해마다 그들에게 아주 조그만 선물을 꼭 했다.
선물이라 해도 동화책, 과자, 예쁜 신발, 아니면 학용품 등이 고작이였다. 바쁜 학생 주부생활을 하면서 밤잠을 줄이면서 예쁜 종이에 포장해서 각자 이름을 써 붙이고, 그들이 깊이 잠든 머리 위에 예쁘게 개켜 놓은 옷 옆에 가지런히 놓아두면 성탄절 아침에 눈뜬 삼남매가 좋아서 날뛰던 때가 어제 같고, 50년이 넘은 지금도 눈에 선하다. 막내녀석은 중학교에 다닐때까지도 그런 선물이 머리 위에 있나, 없나 살펴보았다는 말을 지금도 가끔 한다.
미국에 와서 오랫동안 살면서 이곳 사람들의 선물교환을 본다. 아주 조그만 선물을 받고도 “원더풀" 하면서 기뻐하는 모습을 볼 때, 우리도 일년에 한번쯤은 아주 작은 선물이라도 예쁘게 포장해서 누구에겐가 주고 받는 아름다운 전경을 서로 나누는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
/윤열자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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