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투 코리아’를 선택하는 미주 한인들이 늘고 있다. 미국의 경제불황이 계속 이어지는데다 한국인으로서만 가질 수 있는 동질감과 성향이 시간이 지날수록 고국으로의 회귀를 간절하게 바라기 때문이다.
한국으로 역이민 길에 오르는 미주 한인들은 미국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경제적 여유가 있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다보니 다시 돌아간 한국에서 적응하지 못해 또다시 미국이나 제3국행을 하는 경우도 없잖아 있다.
역이민 길에 오르는 한인들과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는 조언을 시리즈로 다뤄본다. <편집자 주>
1. 역이민을 택하는 이유는?
2. 우리는 모국을 잘 아는가?
지난 1980~96년 사이 한국으로 돌아간 역이민자는 총 7만9,541명에 달하고 있다. 이중 미주한인들이 71.9%를 차지해 단연 으뜸을 기록하고 있다. 이 기간 미국으로 이민 간 34만1,736명중 5만7,163명이 돌아왔다. 100명 중 16.7명이 되돌아온 것이다.
뉴욕에서 지난 25년간 이민 생활을 해온 이모(53)씨는 지난해 부인과 함께 한국으로 역이민길을 선택했다. 델리를 운영하며 뉴저지에 집을 장만하고 자녀들을 대학에 입학시킨 이씨 부부의 역이민 사유는 다음과 같다.
“3년전 아내와 함께 15년만에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한국에서 약 2주간 있는 동안 그동안 쌓여 있었던 이민 생활의 서러움이 복받쳐 올라오면서‘한국인은 한국에서 살아야 된다’라는 생각이 들게 됐다.”역이민길을 택하는 대부분의 한인들은 미국에서 생활 기반을 잡은 50~60대 한인들로 무엇보다 힘든 이민생활에서 벗어나 ‘말이 통하는 나라’에서 살고 싶어하는 이유가 가장 크다.
지난 88년 올림픽을 계기로 한국이 사회 및 문화적으로 엄청나게 발전하면서‘오히려 미국보다 더 살기 편하다’라는 인식이 부유층 사이에서 일고 있는 것이다.
최근 들어서는 2002년 월드컵 열기로 인해 한국으로 유학이나 취업길에 오르는 젊은 층도 상당수에 달하고 있다.
한국으로의 역이민은 미국으로 이민오는 것 만큼 행정적으로 까다롭지 않다. 외국 시민권자로 국내취업을 하게 될 경우, 외국인 취업자가 된다. 그러나 한국인이기 때문에 교포들을 위한 비자를 받을 수 있으며 비자 신청은 국내에서도 가능하다.
그러나 문제는 적응이다. 아무리 우리가 태어난 나라이지만 말만 통할 뿐이지 생활 방식과 비즈니스 문화는 과거에 비해 엄청나게 변했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 소재 JW 매리옷 호텔과 신세계 백화점을 운영하는 센트럴 시티의 김선남(전 뉴욕한인 경제인협회장) 고문은 “한국으로 역이민 왔을 경우, 가장 큰 실수야말로 아파트부터 구입하는 것”이라며 “일단 약 2년간은 부동산 투자나 사업은 접어두고 한국의 생활 방식을 알려고 노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고문은 “한국에 살고 있는 사람들 중 99.9%는 나를 이용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항상 하라”고 말하고 “한국에 있는 사람들 중 경제적이나 사회적으로 상당한 영향력이 있는 사람과 친분관계를 맺고 그로부터 한국을 배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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