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참으로 피곤하게 산다. 언제나 내손으로 내가 직접해야한다. 종업원에게도 편안히 맡기질 못한다. 하찮은 행주 빠는 것 까지도 이러니 안 피곤해 자문해 본다. 집에서는 딸이 넷이 있는데도 아까워 손에 물을 뭍히기가 싫었다. 시집가면 하기 싫도록 할텐데. 엄마의 도우미로 활약이 컸던 딸들. 시집가서는 살림 솜씨가 만만치 않다. 새해가 시작되면 딸들과 사위 손자손녀의 생일, 약혼, 결혼 기념일등 중요한 모임 참석해야할 집회등 주간별, 월별로 계획표가 만들어진다. 읽어야 할 책들, 써야할 것 까지도.
냉장고에는 샤핑 메모가 언제나 쳐다봐주길 기다리고 있고, 전화해야할일 구입해야할 것, 메뉴짜기등으로 메모지는 항상 차고 넘친다. 일상에 끌려다니면서도 해오던대로 자신을 철저히 몰아세우며 살아간다. 한국에선 아이들이 전교에서 큰 상들을 늘 안고왔다. 방학이되면 아이들을 데리고 산으로 들로 때로는 바닷가로 심지어 방직공장까지 방문하여 수집하고 분류하여 몸소체험하는 산교육을 행한다는 엄마의 방식에 아이들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회상해본다.
얼른 보기엔 빈틈없는 철저한 사람같지만 대인관계에는 그렇게 허술할 수가 없다. 평생 누구와 단 한번도 큰 소리를 내거나 따지고 다투거나 싸워보질 못했으니 말이다. 불쾌하고 자존심상하고 억울한 소리를 들어도 그 앞에서 그게 아니라든지, 자초지종은 이렇다든지 화풀이를 하든지 해야하는데 그게 참 이상하다. 그 자리에선 늘 멍하니 눈만 껌벅거리고 있다. 너무 어이가 없어서 그렇게 되는 걸까, 한참을 지난후에나 어느때는 하루 뒤에나 혹은 며칠뒤에서야 생각이 날 때도 있다.
그 때 이런 말이 꼭 적격인데 속시원하게 이런 말을 해주었어야 하는데 하고 말이다. 자신에게는 가혹하리만치 철저한 사람이 스스로 이해되질 않는다. 늘 손해보며 사는 것 같다. 이제 나는 이것도 감사할 조건으로 받아 들이려 한다. 시간이 지난 후에는 용서도 쉽고 이해도 쉽기에, 이런 일에 부딪힐 때 마다 나는 하나님께 감사 드린다. 진심으로. 또 하나의 감사할 조건이 나에게 생겼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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