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외무부의 2000년 외교백서에 따르면 지난 2000년 미국으로 이민온 한국인은 총 5,244명이었다. 반면 미국 이민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역이민길에 오른 한인들은 2,612명이었다.
외무부 통계에 나타난 역이민 사유는 ‘이민국 생활적응 문제’가 24.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부머랭 유스(Boomerang Youth) 혹은 ‘U-Turn족이라고 불리는 한인 1.5세와 2세들의 입국으로 인한 ‘국내 취직’도 19.5%로 2위를 차지하며 ‘노령’으로 인한 역이민이 16.8%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으로의 역이민 생활은 결코 쉽지 만은 않다. 외국에서 되돌아 왔다는 이유로 겪게 되는 싸늘한 눈초리에서부터 무리한 투자로 수십년동안 힘든 이민생활로 벌어들인 재산을 하루 아침에 날리는 사례에 이르기까지 생각지 못한 어려움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때문에 막연히 ‘고향산천이 그리워’ 돌아가게 될 경우 역이민에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으로 돌아갔다 실패하고 다시 외국으로 나가는 ‘재역이민자’들은 대개 소리소문 없이 왔다가 돌아가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 말고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는다.
외무부 이민통계에도 역이민에 실패하고 다시 돌아가는 이민자들 숫자는 잡히지 않는다.
한국 센트럴 시티 고문 김선남 전 뉴욕한인 경제인협회장은 “한국에서 돈만 싸들고 미국으로 건너가자마자 사업을 시작, 1~ 2년안에 망하는 경우를 우리는 얼마나 많이 봐 왔느냐”며 “한국으로 역이민가는 사람들도 대부분이 한국을 모르는 상태에서 비즈니스를 시작하려다 피해를 보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김 고문은 “미국 생활이 한국에 비해 어떤 면에 있어서는 단순하기 때문에 미주 한인들이 한국으로 들어와 자기자신의 마음을 너무 빨리 여는 경우가 많다”며 “한국 사회에서 이는 금물”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역이민을 포기하고 돌아오는 이유 중에는 ‘연금’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미국 경우, 부부가 소셜 시큐리티 연금을 받으면 최소 생활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으로 재이민길을 고려하고 있는 강모(62)씨는 “미국에서 연금을 받으며 조용하게 살고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다”며 “한국과 미국생활은 상당한 차이가 있지만 그만큼 일장일단이 있다”고 전했다.
<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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