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절망과 아픔, 눈물을 통해 저를 새롭게 태어나게 하셨습니다. 슬픔을 잊으려고 시작한 노래가 제 삶이 되어버렸어요. 이 세상 상처를 가진 이 에게는 위안을, 절망에 빠진 이 에게는 용기를 전하는 마음에서 기도하듯 노래합니다."
내달 8일 볼티모어 존스 홉킨스대학내 쉬라이버 홀에서 공연을 갖는 소프라노 유현아씨.(본보 27일자 참조)
미 성악계의 주목을 받으며 무섭게 떠오르고 있는 유씨의 음악적인 성공 이면에는 절망을 딛고 일어 선 그의 ‘인간 승리 스토리’가 있어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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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출신으로 중학교때 가족과 함께 텍사스로 도미한 유씨는 목사인 부친의 영향으로 음악적인 분위기에서 성장했으나 본래부터 음악도는 아니었다. 본래는 의학 공부에 뜻을 두고 있었다. 그렇기에 전공도 텍사스 주립대학에서 분자 생물학을 택했다.
그런 그가 음악을 시작한 것은 9년전 큰 슬픔을 당한 후.
컴퓨터 공학 박사였던 남편의 근무지가 필라델피아 소재 보잉사로 발령나 텍사스에서 이주한 지 채 1년도 안된 어느 날 남편을 교통사고로 잃은 후부터였다. 결혼생활 2년도 안돼 신혼의 단꿈이 깨기도 전 남편은 5개월된 어린 아들만 남겨놓고 떠나 버렸다.
한 줄기 빛도 보이지 않는 절망속에서 그는 때때로 ‘삶의 끈을 놓아 버리고 싶다’는 유혹에 시달려야 했다. 가슴속 모든 것이 하루에도 몇번씩 와르르 무너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 때마다 그가 버틸 수 있도록 지켜준 것은 깊은 신앙심과 어린 아들의 천사같은 미소였다.
몇 달을 죽은 듯이 움직이지도 않고 그저 웅크리고 지내던 그는 피아니스트인 언니 박현숙씨의 권유로 슬픔을 잊고자 본격적으로 음악공부를 시작했다.
"당시엔 하루에도 몇번씩 끝모를 슬픔으로 무너져 내리는 가슴을 부둥켜 안고 모든 것을 잊기 위해, 살기 위해 노래하며 발버둥쳤습니다."
뼛속 깊이 스민 자신의 슬픔과 아픔, 외로움 그리고 거듭난 생명의 희망과 용기가 담겨서일까, ‘영혼의 울림’이 가득한 그의 노래를 듣고 난 많은 이들이 눈시울을 붉힌다고 한다.
"이 세상 사람, 누구든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상처없는 사람은 하나도 없는 것 같습니다. 노래를 통해 하나님의 자비하신 사랑과 용기, 위로, 희망을 전달하고 싶습니다."
맑고 고운 목소리에 담긴 그의 노래가 마지막 한 장 남은 달력과 함께 우리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할 것 같다.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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