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영, 강은교, 김승희, 윤흥길, 강석경씨. 문학에 관심있는 한인들이라면 한번쯤 만나보고 싶은 한국을 대표하는 기라성 같은 소설가와 시인들이다.
이들은 얼마전 한국 문학을 미국에 알릴 목적으로 UCLA, USC, UC버클리 등을 비롯해 미 서부 유명 대학을 순회하면서 작품 낭송회를 가졌다. 황석영, 강은교, 김승희씨는 대산문화재단, 윤흥길, 강석경씨는 국제교류진흥회에서 각각 스폰서했다.
재단측은 작가들의 대표 작품들을 영어로 번역해 소책자로 만들어 행사 참가자들에게 나누어주고 질의, 응답 시간도 마련했다. 미국인들이 한국 유명 작가들의 작품 세계를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 문학을 알린다는 이 재단측의 취지는 높이 평가할 만하지만 행사 그 자체는 실속이 없었다. 작품 낭송회를 가진 USC와 UCLA 행사장을 찾은 참가자들은 고작 30명 수준에 불과했고 대부분이 대학생들이었다.
이들은 평소 한국 문학에 관심이 있어서 작가들과 대화도 나누고 작품세계를 알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시간을 때우기 위해 호기심으로 나왔는지 의심 갈 정도로 질의, 응답 시간에 행한 질문 내용도 신통치 않았다.
또 한국의 대표 작가들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행사장을 찾은 극소수의 한인들은 이 행사 자체가 한인보다는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준비했기 때문에 ‘만족’보다는 바쁜 시간만 낭비했다고 얘기를 했다.
한마디로 한국 문학에 대해서 잘 모르는 극소수 미 대학생에게 작품 몇개를 낭독해 주기 위해서 한국의 대표적인 작가들이 많은 돈을 들여가면서 미국 순회 낭독회를 가진다는 것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작품 낭독회장을 찾은 한 한인 문인은 이같은 행사를 가질 바에는 아예 한인타운에서 한인들을 대상으로 저녁이나 주말에 대규모의 문학 강연회를 가지는 것이 훨씬 낫지 않겠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미 순회 낭독회 주관측은 행사의 ‘실속’과 관계없이 한국의 대표작가들이 미국 대학에서 순회 낭독회를 가졌다는 ‘전시효과’만으로 만족한다면 몰라도 한국 문학을 미 주류사회에 효과적이고 실속적으로 알릴 목적이라면 홍보와 행사 진행, 미 현지 단체나 관계자들과의 연계성에 대해서 검토해 보아야 할 것 같다.
문 태 기
<특집 1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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