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년만에 불어닥친 ‘취업한파’에 시달려..
12월 졸업을 앞둔 하와이 한인대학생들이 10년만에 불어 닥친 최악의 취업한파에 잔뜩 움츠리고 있다.
하와이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리챠드 김(32)씨는 오는 22일로 다가온 졸업식이 달갑지 만은 않다. 늦깎이 대학생이 돼 어렵사리 얻은 학위지만 미 경기의 장기불황으로 취업문이 좁아져 졸업 후 실업자 신세를 면키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인력알선기업인 맨파워의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기업들의 20%만이 내년초에 신규채용의사를 나타냈다. 전체 기업의 12%는 오히려 내년 1.4분기에 감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66%는 당분간 현재의 종업원 수를 그대로 유지해 나갈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이렇듯 내년초 채용시장이 어두울 것으로 전망되면서 한인대학생들은 서둘러 졸업하기보다는 학점관리와 취업에 유리한 분야에 복수전공을 택하는 등 내실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또 학생들 사이에서는 학교에서 추천하는 인턴쉽이나 코-워크프로그램이 인기다. 비록 일하는 동안 월급을 못 받고 졸업을 늦추는 한이 있어도 일단 취업의 길을 열어두자는 강한 심리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바늘구멍처럼 좁아진 취업문 때문에 졸업생들 사이에선 ‘백 투더 스쿨’이 유행이다. 시시한 회사를 다니기보다는 대학원에 입학, 2~3년을 기다려보자는 생각 때문이다.
하와이퍼시픽대학 대학원생인 심재선(31)씨(ICS전공)는 "졸업생들 대부분이 극심한 취업난 때문에 눈높이를 낮추어 ‘하향취업’한 경우가 많다"면서 "능력을 갖춰도 원하는 일자리를 얻기 힘든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한인대학생 대부분이 졸업 후 미본토나 한국으로 취업을 희망하기 때문에 하와이실업률보다 본토나 본국의 취업난에 더 큰 관심이 많다. 그러나 현재 미국 16~24세 연령층의 실업률은 무려 12%를 웃돌고 있다. 한국도 올해보다 내년에 취업난이 더 심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한인대학생들이 우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작년에 UH 회계학을 졸업한 이모(28)씨는 "1년동안 본토에 이력서를 여러 차례 보내봤지만 면접기회조차 없는 상태"라며 "현재 CPA시험 공부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문 자격증을 취득해 취업한파를 피해보려고 학교 도서관에서 매일 공부하는 한인졸업생도 꽤 많다"고 털어놓았다.
한편 하와이 각 학교측은 취업대란에 대비, 12월 초부터 ‘올바른 이력서 작성방법 및 인터뷰 요령’ 등 학생들의 구직활동을 돕고자 취업세미나를 잇따라 개최하고 있다. UH 커리어센터의 한 관계자는 "취업세미나가 열리는 곳마다 예년보다 2~3배 많은 학생들이 몰려 취업난을 실감케 한다"며 "그러나 이번 학기도 역시 취업박람회에 참가하는 기업이나 회사는 미 경제 불황으로 작년에 이어 크게 줄어들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현조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