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정부, 거저 얻은 고속도로 보수도 못할 판
아이젠하워 주도, 40년 전 125억달러로 건설
돈 많은 삼촌으로부터 멋진 자동차를 선물 받은 사람이 한 동안 잘 타다가 타이어를 교체하려고 딜러에 가보니 자기 한달 봉급을 몽땅 내야될 판이었다면 어떤 기분일까?
워싱턴주 교통당국이 요즘 바로 그런 상황이다. 고속도로들을 엉클 샘(연방정부) 돈으로 건설한지 40여년이 지난 요즘 그 도로를 보수할 돈도 없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고속도로 망은 50년대부터 구축됐다. 당시 독일의‘아우토반’(프리웨이)에 힌트를 얻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전시의 신속한 군수품 수송과 평화시의 원활한 상품수송을 위해 고속도로망을 구축할 것을 제안했다. 그 뒤 워싱턴주에도 I-5, I-405, I-90 등 고속도로가 들어서면서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으로 큰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워싱턴주의 경제 붐으로 주민이 늘어나면서 이들 주요 도로 사이에 집과 상가가 우후죽순처럼 들어섰다. 원래 시애틀 다운타운을 빗겨가도록 벌판에 세워졌던 I-405의 40마일 구간은 현재 대도시 벨뷰 주민들과 마이크로소프트 직원들이 목을 매는 생명선으로 변모했다.
I-5, I-405, I-90, I-205 등 기존 고속도로의 건설비는 인플레를 감안해서 125억달러 정도로 추정된다. 그러나, 40년 전에 건설된 이들 고속도로를 요즘엔 결코 지을 수 없다. 땅값과 환경법 대책 비용 등을 감안하면 건설비가 천문학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스페이스 니들에서 내려다보이는 시애틀 지역 내의 고속도로를 연장하는 데만도 2백억달러 이상이 들것으로 교통당국은 추산한다. 현재 주정부가 확보한 예산은 10억달러 정도에 불과하다.
원래 고속도로 공사비는‘90-10 머니’로 불렸다. 연방정부가 90%를 지원하고 주정부가 10%를 감당하는 방식이다. 당시 주정부는 도로 공사비로 1달러를 쓰고 연방정부로부터 1.55달러를 환불받았다. 그러나 연방정부 지원금은 날이 갈수록 줄어들어 2003-2005년에는 주정부가 도로건설 예산의 절반정도나 연방정부에 기대할 수 있을 뿐이다.
설상가상으로 2000년 주민발의안에 의한 자동차 세 삭감으로 수억달러의 세수가 줄어들은 데 이어 지난달에는 도로 개·보수를 위한 주민투표 징세안(R-51)이 보기 좋게 퇴짜 맞았다. 이 안이 통과됐다해도 전체 필요예산에 비하면‘달걀로 바위 치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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