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중생 사건 계기 반미 감정 확산
▶ ’SOFA 개정’
![](/photos/WashingtonDC/20021213/12-14-01-300.gif)
미군 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압사 사건으로 촉발된 한국의 반미감정이 워싱턴 지역에서도 이슈로 부상하면서 동포사회 여론이 양분돼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특정 현안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거의 하지 않았던 워싱턴 한인연합회(회장 문흥택)가 12일 긴급 단체장 회의를 소집, ‘반미 운동’ 확산을 우려하는 성명서 채택을 주도하는 과정에서 일부 인사들이 반발하는 등 불협화음도 노출되고 있다.
또 각 단체들은 시위, 성명서, 기자회견, 신문 기고 등을 통해 ‘불평등한 SOFA 규정은 반드시 개정돼야 한다’는 주장과 ‘감정적인 반미 운동은 한반도 정세는 물론 동포사회에도 도움이 안된다’는 의견을 밝히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사태는 여중생 압사사건 범국민대책위원회(범대위) 대표단이 워싱턴을 방문해 백악관 등에서 시위를 벌이면서 본격화됐다. 일부 이 지역 단체들로 구성된 후원회는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여론을 주도했고, 이 같은 움직임이 반미 운동으로 비춰지면서 한인사회의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거기다 스커드 미사일을 실은 북한 선박이 인도양에서 미국과 스페인 군에 의해 나포되고 북한이 제네바 협정을 파기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한반도 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가자 워싱턴한인연합회를 포함한 한인단체들의 ‘반미에 반대하는’ 움직임도 조직화되고 있어 양측의 의견 대립이 심화되고 있다.
범대위 워싱턴 후원회는 ▲부시 대통령 직접 사과 ▲미군 재판권 한국법정 이양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 등을 요구하고 있다. 후원회에는 미주동포전국협의회워싱턴지부, 워싱턴민주동지회, 우리문화나눔터, 우리미래, 6.15남북공동선언실현워싱턴위원회, 자주민주통일미주연합워싱턴지부, 재미동포전국연합워싱턴지부, 재미청년연대워싱턴지역위원회, 풍물패 한판 등이 참여하고 있다.
반면 한미자유민주연맹과 재향군인회 미 동부지회, 한미자유민주연맹, 한국전참전전우회 등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정치적으로 여중생 사건이 이용되고 있다"며 "반미 및 미군 철수를 요구하는 시위는 국제 정세의 흐름과 나라의 현실을 분간 못하는 행동"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 같은 팽팽한 의견대립을 반영하듯 워싱턴 한인연합회 주관으로 12일 저녁 열린 워싱턴 지역 단체장 회의에서는 참석자들의 의견이 양분되면서 전체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
’반미운동’ 확산 우려 성명서에 서명한 현직 단체장은 문흥택 한인연합회장, 김옥태 영남향우회장, 조필상 메릴랜드해병전우회장, 고대현 호남향우회장, 윤학재 문인회장, 심재균 강원향우회장, 오광동 이북5도민회장, 박윤수 이민100주년 기념사업회장 등이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 참석했던 조삼래 미주수도권한인노인회장, 송재성 체육회장, 이상배 충청향우회장, 이의재 밝은사회운동 지부장, 이용진 인권연 지회장, 신필영 범대위 후원회장, 주남훈 재미동포연국연합 지부장, 허윤 민주동지회장 등은 성명서에 서명하지 않았다.
곽기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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