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지금까지는 열심히 일해왔어. 이젠 남은 인생을 소중히 여기고 나를 위하여 즐겁고 밝게 살아가자." “인생을 즐겁게 살려면 80%주의가 적당하다."
이것은 어떤 정신과 의사가 주장해온 밝고 즐거운 삶을 위한 권고이다. 그러나 이런 권고는 그의 나이가 80대에 들어서자 바뀌어졌다.
“최근에는 80%가 아니라, 60%가 적당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80%가 되려면 일본인 특유의 분발주의가 필요하지만, 60%라면 그렇게 무리하지 않고도 자기 나이와 수준에 맞게 살아 갈 수가 있기 때문이다."
이상은 일본의 저명한 정신과 의사 사이토 시게타 씨가 쓴 책 <一笑一若 一怒一老(일소일약 일노일노)>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한국말로는 흔히 일소일소(少) 일노일노(한 번 웃으면 한 번 젊어지고 한 번 화내면 한번 늙어진다)는 말씀이다. (한글 번역판, 아카데미북, 2001)
저자의 얘기. “정신과 의사로서 수많은 사람들을 상담하면서, 부부, 형제, 교사와 학생, 상사와 부하 사이에 생기는 트러블의 원인 중 대부분이 상대방에게 완벽함을 바라는 데서 생긴다는 것을 알았다... 완벽하기를 바라면 그만큼 불만도 커지기 마련이다. 그 불만을 상대방에게 터뜨려 트러블이 생기거나, 자신에 대한 불만으로 결국 정신 질환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래서 그는 매사에 완벽을 추구하기보다는 80% 정도로 만족하는 삶이 되기를 권해 왔다. 그러나 나이가 80대에 들어 뇌 세포가 40%나 죽어버린 상황에서는 60% 정도로 만족하면 충분하다고 한다.
시게타 의사의 말씀은 나의 경우도 생각나게 했다. 내가 처음 강의를 시작한 1970년대에 나는 무의식중에 학생들 모두가 100%나 최소한 90% 이상 잘하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현실은 불과 10-20% 정도만이 A나 A 마이너스 (90% 이상)의 성적이었다. 따라서 나는 학생들에게 대체로 불만이었고, 때로는 나 자신에 대한 불만과 스트레스와 무기력증에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나는 학생들의 개인차를 무시하고 지나친 기대를 해 왔음을 깨닫고 요즈음은 70-80% 정도로 나의 기대 수준을 낮추고 있다. 그리고 또 이 책은 최인호가 쓴 <상도>라는 소설에 나오는 전설의 술잔 계영배를 생각하게 한다.
이 술잔은 70% 정도 술이 채워졌을 때만 제대로 마실 수 있다. 그 이상 차거나 넘치면 술은 없어지고 만다. 우리의 욕심이나 기대가 차고 넘치는 것을 경계하는 상징적인 술잔이다.
하여튼, 새해를 맞아 아직도 나도 모르게 나에게 남아 있을 완벽주의를 멀리 하고, 70%나 60% 정도로 만족하는 사람이 되어, 정말 즐겁고 밝은 인생을 살아보려고 결심해본다.
뿐만 아니라, 이 책이 제시하는 ‘호기심을 가져라’ ‘취미를 만들어라’ ‘유머 감각을 키워라’ ‘모임에 참석하라’ ‘친구를 사귀어라’ ‘감동하라’ ‘여행을 떠나라’ ‘멋 내는 법을 배워라’ 등의 노년 생활 가이드를 실천해보고자 한다. 그리고 또 <주위와 나에게 정말 의미 있는 일을 하여라> 라는 나의 생각을 다시 다짐해본다.
/애팔래치안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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