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람 사람들
▶ “말보다 더 중요한 건 정서”
한국어 못해도 고려·이조 때 사회배경 영어소설 써
UW 서점서 독자와의 만남…‘자녀에 열린 마음’강조
안데르센 메달과 함께 세계 양대 아동 문학상으로 꼽히는‘뉴베리 메달’을 지난해 한인 작가로서는 처음으로 수상한 린다 수 박씨가 17일 시애틀 지역 독자들과 조우했다.
고려 때 장인의 꿈을 이루는 한 어린 도공의 이야기를 그린‘사금파리 한 조각(A Single Shard)’으로 뉴베리 메달을 수상한 박씨는 워싱턴대학 유니버시티 서점에서 가진‘독자와의 만남’에서 자라는 아이들에게‘나 이외의 다양성을 알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말을 전혀 하지 못하는 박씨에게 어떻게 한국적인, 그것도 고려 때 이야기를 작품으로 구상할 수 있었느냐는 질문에“말보다 더 무서운 것은 정서이다. 한국인은커녕 동양인이 전혀 없는 곳에서 자라 자연히 영어만 하게 됐지만 때가 되면 한국의 명절을 쇠었고 한국음식을 자주 해먹었다. 더구나 중국인이라고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할 때면 한국을 더 알아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것이 지금의 자리까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박씨는 어릴 때부터 어머니가 자기에게 한 말은 공부하라는 말보다 책을 많이 읽으라는 말이었다며 아버지는 매일 세 자매를 데리고 인근 도서관에 갔었다고 회고했다.
박씨는‘사금파리 한 조각’뿐 아니라 조선 중기 때를 배경으로 한 그녀의 첫 작품‘그네 타는 여자친구(Seesaw Girlfriend)’, 조선초기를 배경으로 한 두 번째 작품‘연싸움(Kite Fighter)’등은 모두 아시안 자료가 방대하기로 소문난 코넬대학과 콜럼비아 대학 도서관을 이용해 보다 구체적인 작품 내용을 구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씨는“한인 부모들은 미국에서 자란 자녀들과 언어 장애 및 사고방식의 차이로 부딪히고 소외되는 경우가 많지만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또 자식들을 향해‘열린 마음’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자리를 메운 1백여명의 독자들 중 알버트 림씨는“한국적인 것을 주류사회에 알리는데 문학작품만큼 좋은 것이 없으며 중국과 일본 사이에 끼여 그들의 아류정도로만 인식되던 한국 문인의 위상을 제고시킨 박씨에게 같은 문학인으로써 감사하며 존경한다”고 말했다.
미국인 친구에게 자랑하기 위해 참석했다는 천인수 씨는 “한인이 뉴베리 상이라는 엄청난 상을 탄 것이 너무 반갑고 표현하기 어려웠을 한국정서를 잘 표현한 작가의 얼굴을 꼭 보고 싶어 왔다”고 말했다.
유니버시티 서적의 헤덜 스와스무어는“빡빡한 스케줄이 잡혀 있는 유명한 스타 작가를 모셔서 너무 영광이며 아이들이 박씨의 작품을 통해 세계로 눈을 돌릴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방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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