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개월만에 멕시칸요리 베테런”
이민후 10여년만에 첫 비즈니스 도전
토티야·살사등 직접 만드는등 자랑
“타코나 살사를 만드는 방법도 모르고 멕시칸 식당을 시작했습니다.”
LA 동부 히스패닉 밀집지역 라푸엔테에서 멕시칸 레스토랑 ‘루피타스’를 경영하고 있는 헬렌 김씨는 두 아이의 할머니가 되고 난 다음 늦깎이 식당주인이 됐다. 한국 원자력 병원 등에서 일했던 임상병리사였던 그녀는 90년 이민 온 다음 초기 몇 년은 남편과 맞벌이 일을 했지만 두 아들 뒷바라지를 위해 집안에 들어앉았다.
그럭저럭 세월이 흘러 두 아들 모두 학업을 마치고 출가시키고 보니 무료하기도 하고 직장생활을 하는 남편의 은퇴도 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스몰 비즈니스를 차릴 계획을 세웠다. 여기저기 비즈니스를 알아보던 과정에 눈에 띈 것이 루피타스 레스토랑. 라푸엔테 지역 중심지인 에이마 로드와 하시엔다 블러버드 인근 밀집상가에 자리잡고 있어 위치도 좋고 히스패닉 전 주인이 종업원들에게만 맡겨두고 있었기 때문에 직접 나서면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평소 요리에 관심이 많고 음식솜씨가 좋다는 평을 듣는 김씨였지만 막상 지난해 8월 레스토랑을 인수해 놓고 보니 집에서 손님을 치르던 것과 식당에서 음식을 만들어내는 일은 달랐다. 요리를 만드는 방법은 고사하고 메뉴판에 있는 요리 이름도 제대로 몰랐다.
개업 첫날 매상이 64달러에 불과했을 때 가슴이 덜컥했지만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다”는 생각을 했다. 요즈음 어느 고추장 커머셜에 나오는 문구처럼 ‘한국 여성의 매운 맛’으로 승부를 걸었다. 주 7일 쉬는 날도 없이 새벽부터 밤중까지 일하면서 종업원에게 배우고 손님에게 물어가며 요리를 배웠다.
덕분에 7개월이 지난 지금은 메뉴판에 있는 40여종의 요리와 10여종의 소스를 척척 만들어낼 수 있는 베테런 요리사가 됐다.
루피타스에서는 콘 토티야와 살사 등 소스도 완제품을 사다 쓰지 않고 옥수수와 토마토를 직접 갈고 구워서 만들고 있다. 주위에 다른 식당들이 많아 은근히 걱정이 되지 않았던 것은 아닌데 요즈음은 주말이면 손님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궤도에 올랐다.
인근에 있는 우체국 직원 등 단골손님들도 많이 생겼다. 하루 일을 끝내고 집에 돌아오면 정신 없이 쓰러져 자는 고된 일과지만 음식을 먹고 나가면서 맛있다고 칭찬해 주는 손님들을 대하면 피로를 잊는다.
친숙하게 지낸다.
2년 전 집에서 놀 때 몇 달간 배워둔 스패니시가 식당을 시작한 뒤 아주 유용하게 쓰인다.
멕시칸 음식은 짜게 먹는 미국 음식과 달리 간이 한국 음식과 비슷한 편이어서 몇 번 먹어보면 우리 입맛에 맞는 것이 많다고 한다. 치킨수프인 깔도 데 뽀요는 우리 백숙과 비슷하고 또시도는 곰탕, 메뉴도는 해장국과 흡사하다. 직접 구운 콘 또띠야로 만든 엔칠라다나 큰 고추에 치즈 넣고 구운 칠리 겔레니오 등은 한인들도 한번 맛을 보면 다시 찾는 메뉴다.
요일별로 그 날의 메뉴를 정해 염가에 제공하고 있는데 부활절을 전후해서는 육류를 피하는 습관이 있는 멕시칸들에게 수요일 메뉴인 틸라피아(흑도미) 튀김이 요즈음 인기를 끌고 있다. 영업시간은 월~금요일 오전 10시~오후 9시, 토~일요일 오전 8시30분~오후 9시. 1238 N. Hacienda Blvd., La Puente. (626)917-4448
<박덕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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